건곤감리 4개의 괘(卦)는 태극기의 모서리에 새겨져 하늘과 땅, 물과 불을 상징한다.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선명한 4계절 속에 산다. 4인조 블랙핑크는 뮤직비디오 조회 수, 빌보드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K팝 최고 순위를 갈아 치우며 기록 행진 중이다. 또다른 4인 그룹 브레이브걸스는 평균 나이 30.5세임에도 밀보드(밀리터리 빌보드) 인기로 4년 전 발표했던 곡이 차트 역주행을 하며 1위를 휩쓸고 있다. 코미디언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 등 4인방은 '맛있는 녀석들' 먹방 프로그램으로 화제다. ▼4인조 전성시대다. 여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도 한몫했다. '맛있는 녀석들' 진행자가 5명이었다면 식당 내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 이후 문제가 됐을 수도 있다. 반강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나온 현상이긴 하지만 어찌 됐건 모임은 4명일 때가 가장 좋다는 게 평소 지론이었다. 그 이유로는 우선 집중이 잘된다는 것이다. 4명이면 참석자 모두가 비교적 고르게 참여할 수 있으나 6~7명이 되는 순간 집중도가 떨어져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4명이 치는 골프도 성황이다. ▼코로나 장기화, 거리두기 피로감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위반 적발 건수가 많아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왜 하필 4명이냐, 반드시 4명을 모으라는 의무감이 든다는 등의 논란도 있다. 하지만 목적은 하나다. 바이러스의 집단전파를 막고 “감염병을 예방하자”는 하나의 골인점으로 가는 길이기에 논쟁보다는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다. ▼홍천에는 4(四)와 연관된 문화재들이 있다. 홍천미술관에 괘석리 4사자 삼층석탑(보물 제540호)이 있고 수타사에 소조사천왕상(도유형문화재 제121호)이 있다. 4사자 삼층석탑 네 마리의 사자는 석탑 속 불상을 수호하는 역할을 했다. 소조사천왕상은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며 악귀를 물리치는 의미가 있다. 그 고귀한 뜻처럼 위기에서 힘을 모으는 강력한 배려심으로 코로나19 종식에 힘써야 한다.

최영재부장·yj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