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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폭염·폭우 ‘극한 한반도', 코로나19보다 더 무섭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전 세계 누적 사망자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다. 또 하나의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기후변화의 공습에 직면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올 6월25일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700여명이 돌연사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지역의 기온은 54.4도를 기록했고, 동부 뉴욕주의 지하철은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34.8도를 찍었다. 120년 만에 가장 높은 6월 기온으로 기록됐다. 1년 중 대부분이 눈과 얼음으로 덮인 ‘동토지대'였던 시베리아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 산불이 발생, 군대가 ‘물 폭격기'를 지원해야 했다.

기후변화는 이미 한반도에서도 시작됐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매우 더운 날은 늘었고, 한파 일수와 결빙 일수는 줄었다. 비가 내리는 일수는 감소했지만 강수 강도가 강해져 여름철 강수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기상청은 서울, 부산, 인천, 목포, 대구, 강릉 등 전국 6개 지점의 109년(1912~2020년)간 기상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이 이같이 변화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폭염과 열대야, 집중호우 같은 ‘극한기후 현상'이 늘면서 재해·재난에 더해 국민의 ‘일상적인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 결과다.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도 각각 1일과 8.4일 늘었다. 여름 폭우가 빈번해지며 집중호우 일수도 0.6일 증가했다. 극심한 더위와 더불어 폭우까지 위험 요인으로 상존하는 것이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온실가스를 꼽았다. 2019년 국내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지구 평균치보다 6.5PPM 높은 것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범부처 합동으로 추진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2030년 감축량은 여전히 기존 목표치 그대로다. 구체적인 수치로 감축 목표를 높이고 실효성 있는 이행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기후위기에 대비하는 길이다. 특히 국민의 체감도와 취약성이 높은 폭염 등 이상고온으로 인한 보건 분야를 시작으로 홍수, 가뭄 등 방재정보, 해양 수산, 산업 에너지 분야 등의 기후변화 영향정보 산출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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