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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경원선 토지 보상 공고, 남북 철도 복원 재개 계기로

백마고지~월정리 구간 부지 보상 절차 돌입

올 하반기 철원~원산 연결 사업 재개 기대

끊어진 혈맥 이어 철의 실크로드 시대 열어야

국가철도공단이 최근 서울에서 북한 원산을 잇는 경원선 남측 구간(백마고지~월정리) 복원공사에 대한 보상계획을 공고했다. 토지 보상 절차는 2015년 8월 경원선 백마고지~월정리 구간 착공 이후 처음이다. 남측 구간은 2016년 6월 노반공사 공정률 3%에서 남북관계 경색으로 현재까지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고 이보다 앞서 통일부가 올해 남북교류협력기금 운용계획안에 경원선 복원사업비 475억원을 반영했다. 이에 남북관계 개선의 기대감과 함께 올 하반기에 경원선 복원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원선의 총 길이는 223.7㎞로 1914년 9월16일 개통됐다. 현재는 분단으로 용산역~백마고지역 사이의 94.4㎞만 운행되고 있다. 복원사업이 재개되는 남측 연장 구간은 총 11.7㎞다. 이 중 2.4㎞는 DMZ 구간으로 남북 합의가 필요하다. 경원선은 경기 구간인 동두천~연천 구간이 2022년 말 개통하고 강원 구간도 복원이 완료되면 서울 용산에서 철원 백마고지, 월정역까지 정기적인 열차 운행이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는 경원선 복원 시 철원지역 방문객 수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북측과의 연결 없이 남측 구간만으로도 철원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국방개혁 2.0 추진,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처지에 직면한 접경지역에 경제 활성화 및 관광 기반 구축에 따른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철도 연결 효과의 일부분일 뿐이다. 경원선 복원은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철도 연결 이상의 가치가 있다. 경원선은 북한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횡단철도(TMG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계되는 노선이다. 끊어진 남북 혈맥을 잇고 대륙 진출의 원대한 꿈을 꾸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남북이 함께 연해주와 러시아를 지나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여는 첫 장이다. 우리 민족이 화해와 협력 그리고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남북 철도가 이어지지 않으면 그저 꿈에 불과하다. 아직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DMZ와 북측 구간의 연결이 요원하다. 남북이 다시 교류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경원선뿐만 아니라 동해선, 경의선 복원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온 민족이 간절히 원하는 한반도의 새 역사도 쓸 수 있다. 남측의 경원선 구간 복원 재개 절차 돌입이 얼어붙은 남북 간 신뢰, 대화와 협력의 돌파구가 되기를 바란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지났다. 휴전선을 사이에 둔 남북의 거리를 이제 좁혀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그동안 멈춰 서 있던 남북 간 철도 복원공사가 다시 속도를 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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