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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대선 후보들의 강원도 공약, 진정성이 있어야

이재명·윤석열 후보, 용문~홍천 철도 약속

재원 대책·구체 일정 등 후속 조치가 중요

강원도 현안, 경제성 논리로 재단해선 곤란

대선 후보들의 강원도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5일 홍천생명건강과학관을 찾아 K-바이오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강원도에 새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용문~홍천 철도는 당연히 해야 할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춘천에서 18개 시·군번영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군납 농산물은 접경지역 해당 시·군 또는 인근에서 생산되는 걸 우선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번영회장들의 주장에 공감했다. 그러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반대했다. 설악산의 희소성이 떨어지는 만큼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으나 다음 날 고성에서는 “과거에 반대했었다는 의미였고 설악산의 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강원도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용문~홍천 철도 염원이 담긴 주민 서명부를 전달받고 조기 착공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용문~홍천 철도를 비롯해 타 지역에서 강원도로의 접근성과 강원내부의 동서남북 간 교통망을 촘촘하게 해 관광과 산업 발전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라며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선 후보들이 강원도를 방문해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을 살펴보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판단도 옳다. 물론 대선 후보들의 방문만으로 지역 현안에 대한 해법이 충분히 제시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이 현장에서 주민을 만나고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자체로 현안 해결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커진다. 대선 후보들은 이번 강원도 방문에서 용문~홍천 철도뿐만 아니라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비롯해 군납 농산물 문제까지 피력했다. 문제는 후보들의 발언들이 정치적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즉,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재원 대책과 향후 추진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득표로 연결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을 파악해야 한다.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위로성 발언이나 하는 수준이라면 의례적 방문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뿐이고 오히려 주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준다. 대선 후보들의 방문이 이벤트가 돼선 안 된다. 춘천~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철도는 1987년 13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제안된 이후 대선 때마다 나오는 단골 공약이었으나 30년이 넘도록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대선 공약(空約)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 당국과 정치권에서 철석같이 약속하고도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대선 후보들이 강원도를 방문해 약속한 사항은 꼭 지켜져야 한다. 한편 강원인들은 매번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달콤한 공약을 내세우다 선거가 끝나면 경제성 논리를 이유로 강원도 현안을 내치는 악습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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