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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대선 후보 첫 TV토론

우리나라에서 TV토론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과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TV토론을 실시해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은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후보들끼리 맞붙는 TV토론이 아니면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준비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받을 뿐 정책에 대한 이해나 실천 능력을 판단할 만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 ▼미국에서는 우리보다 앞선 1960년 9월26일 대선 TV토론이 처음 중계됐다. 시카고 시간으로 오후 8시 반이 되자 미국인들이 속속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역사상 최초로 열린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을 보기 위해서였다. 시카고 CBS에서 열린 토론은 미국의 3대 TV와 라디오 전파를 타고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당시 현직 부통령인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밀렸던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는 유창한 언변으로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2주 전 무릎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초췌해 보이던 닉슨과 달리 케네디는 구릿빛 건강한 얼굴에 젊음이 넘쳐났다. 더구나 케네디는 화면에 뚜렷하게 부각되는 짙은 색 양복을 입고 시청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유권자를 설득해 나간 데 반해 닉슨은 옆얼굴만 드러낸 채 ‘나 역시(Me too)'만을 연발하고 있었다. 케네디는 TV토론 성공으로 접전 끝에 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TV토론회는 미디어 정치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손꼽힌다. 이후 미국 대선은 언변이 뛰어나고 이미지 관리에 능한 빌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같은 후보들이 TV토론을 통해 승기를 잡는 사례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설 연휴가 끝나기 전에 TV토론을 하기로 했다. 이미지 시대라고 하지만 후보들은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눈과 귀는 물론 가슴까지 열고 토론해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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