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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위태위태한 자영업자 10조원 빚폭탄

1년새 부동산·음식숙박업 등 대출 두자릿수 증가

한은 30일 기준금리 인상 전망속 부실 위험 급증

상가임대업으로 노후 소득원을 마련하기 위해 3억원대 대출을 받은 춘천의 60대 A씨는 요즘 이자상환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 연 4% 이자로 대출받아 월 이자만 100만원대이지만, 1층 상가는 공실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A씨는 “경기불황으로 월세수입의 40%를 차지하는 1층 상가는 비어 있는데, 대출금리는 오른다니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이자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내 10조원대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경기는 하강 국면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이자도 오르지만 대출이자도 함께 오른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대출액 증가율(예금은행 기준)이 두 자릿수 이상인 산업은 부동산업(26.5%), 음식·숙박업(13.4%)이었다.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소득원 마련을 위해 대출을 내 부동산 임대업에 뛰어들거나 경기불황으로 운전자금을 빌린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자영업자 대출은 2012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해 지난해 9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증가율을 적용하면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출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도내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의 비중은 2016년 1월(12.9%)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 8월 기준 20.8%에 달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가 최근 도내 4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수요 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고금리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률이 31.6%에 달했다.

특히 취약층의 대출 부실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 김상영 서민금융진흥원 자영업 컨설턴트는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 어려운 도내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자율이 25%인 카드론을 사용하면서 영업 이익 200만원 중 150만원을 이자로 상환하는 사례도 있다”며 “금리 인상기 최대 취약계층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나락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해 마련된 서민금융지원제도에 대한 지자체의 정보 제공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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