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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수년간 프로젝트 한순간 물거품 … 신소재 산업 중심부상 악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1공장 옆 수소탱크 폭발사고 현장을 찾아 보고를 받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kwon80@kwnews.co.kr

과학산단· 핵심 세라믹신소재 업체 등 직격탄

입주 28개 업체 1차 이어 2차 피해 우려에 막막

지난 23일 오후 발생한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신소재산업 중심지로 부상하려는 강릉시에 최대 악재다.

과학산단 내 핵심 육성 업종인 세라믹 신소재 생산 가공업체들이 입주한 벤처1공장, 벤처2공장과 본관동, SOP 지원센터 건물, 내부 연구·생산 인프라가 이번 사고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지에 지역사회와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학산단 조성 이래 최대 위기

2013년 6월 옥계면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에서의 페놀 유출 사고가 나면서 국내 비철금속의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강릉시의 계획이 좌초됐다. 강릉지역 경제계는 이번 폭발사고로 그 당시 사태가 또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산업시설의 붕괴라는 외상뿐만 아니라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 온 친환경 수소에너지 활용 사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라는 치명적인 내상까지 안겼다.

지역사회는 수소에너지 관련 실험에 따른 사고에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연구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릉시의회 배용주 산업건설위원장은 “옥계 페놀사고로 비철금속산단 조성사업이 무산됐듯이 이번 사고로 강릉의 신성장 동력인 수소에너지 연구·활용사업이 타격을 받을 지에 걱정이 앞선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으로 시민 불안부터 해소하고, 연구·생산 기반의 신속한 복구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강조했다.

■무너진 공든 탑 다시 세워야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2공장에 입주해 있는 (주)바이오덴의 이창택 대표는 “이번 사고로 4년간 공들였던 프로젝트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변했다”며 “무엇보다 해외시장에서 힘들게 쌓은 신용을 잃을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세라믹소재를 활용해 치과 재료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미국에 2억원 상당의 완제품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의 안전을 챙긴 후 생산시설과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안전사고를 우려한 소방관의 제지에 발만 동동 굴렀다.

강원TP 강릉벤처공장에 입주한 28개 업체 대표들은 1차적 시설 피해 뿐 아니라 이후 나타날 2차 피해를 우려했다. 공장 주변의 업체들도 이번 폭발사고로 유리창이 깨지고 벽체에 금이 가면서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업체들은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한 심정을 드러냈다.

강원TP는 강릉과학산업진흥원 1층에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했고, 24일 입주업체 등과 대책회의를 가졌다. 김치호 행정지원실장은 “첫 대책회의인 만큼 입주업체들의 피해사례와 의견 수렴에 주력했다”며 “업체 피해사례와 의견 등을 모아 복구대책을 신속히 수립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는 오는 27일까지 피해업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사고 장소에 대한 경찰의 통제가 해제되는 대로 건물 안전도 검사 후 잔해물 제거에 나서기로 했다.

강릉=고달순·조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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