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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이코노미 플러스]레일 높이 높여 단열성 뛰어나… 창문으로 에너지 아낀다

친환경 기업을 가다 - (3) 횡성 ㈜시안

◇시안의 제품 입면분할창. 하부창이 외부난간대를 대체하고 하부 접합유리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이도록 설계했다(왼쪽 사진). 시안의 생산품목 중 하나인 발코니 전용창. 레일 높이를 높여 단열성이 뛰어나다(맨 위 부터), 횡성군 우천면에 6만㎡ 규모로 있는 ㈜시안의 본사 및 공장 전경, 염성준 대표.

우천면 6만㎡…친환경 PVC창호 분야 국내서 손꼽혀

경쟁력 갖춰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받아 '창호등급제' 발급

신사업 '반도체 공장 파이프' 생산에 100억 넘게 투자 성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납품…연매출 260억 돌파 10년새 4배

에너지 소비 효율성은 친환경 건설, 건축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다. 실내 냉난방 효과가 지속돼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의 수요가 늘어났다. 건설, 건축 자재 중에서도 에너지 효율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창문이다. 에너지 손실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기술력이 관건이다.

횡성 우천면에 6만㎡ 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는 ㈜시안(대표:염성준·52)은 친환경 PVC창호형재 분야에서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의 생산 규모를 갖춘 기업이다. 염성준 대표는 PVC새시 생산, 발포 압출 분야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30대 초반이었던 2002년 공장을 세워 제조업을 시작했다. 기술력 축적뿐만 아니라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며 사업을 키워 왔다.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으로 인정받아=시안은 경기도 공장을 2011년 횡성으로 이전했다. 2008년 속초의 기업을 인수하느라 강원도를 수시로 오갔던 염성준 대표는 물류망과 넓은 땅을 보고 '강원도에서 사업을 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6만㎡ 규모의 공장 부지를 찾던 그는 횡성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강원도로 이전할 당시 국내 창호업계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정부의 저탄소 정책에 따라 창호제품에도 가전제품처럼 에너지 소비효율을 1~5등급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창호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가 도입됐다. 중소기업들이 '고사 위기'를 거론하며 반발했지만, 염 대표는 경쟁력을 갖출 기회라고 생각했다. 대기업 브랜드보다는 성능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인식은 기술력 축적이 꾸준했기에 가능했다. 자체 기술연구소를 갖고 있는 시안은 새로운 기술력이 나올 때마다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을 취득하며 무형자산을 쌓았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KOLAS)으로 인정받아 창호등급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 중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덕트용 PVC파이프 신사업 진출=시안은 지난해 연매출액이 260억원을 돌파했다. 10년 새 4배 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점점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이렇게 시작한 신사업이 '덕트용(공기조화설비) PVC파이프'다. 한국 양대(兩大)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난해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이는 100억원 넘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파이프는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세계 최대 규모 재해보험회사인 미국 FM글로벌이 소방설비, 건축자재에 부여하는 화재 안전성 관련 인증인 'FM인증'을 취득해야 대기업 납품이 가능하다. 설비 구축부터 인증 획득까지 막대한 투자를 한 결과 지난해 새로운 매출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김철균 상무는 “PVC창호와 관련해 정부의 환경 표지 인증을 획득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환경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2년 전부터 전 제품을 친환경 무(無)납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고루 갖춘 세계적인 수준의 자재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시안이라는 회사 이름은 '비로소 시(始)'와 '언덕 안(岸)'이다. '고성장 궤도에 비로소 진입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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