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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한철 장사인데…” 서비스업 여름특수 실종

사진=강원일보 DB

긴 장마에 아이스크림·세차장·의류점 등 전년 대비 매출 급감

외식업계 불황 계속…종업원 대폭 축소로 3분기 고용 충격 전망

긴 장마로 '여름철 특수'를 놓친 서비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급감하면서 종업원을 대폭 줄인 가게들도 나와 3분기 고용 충격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근래에 인건비라도 아껴보려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인기 창업 아이템이었던 '무인 아이스크림점'은 개점 휴업 상태다. 원주 무실동의 A 판매점은 1주일 단위로 해 오던 상품 입고를 보름 단위로 늦췄다. 장마로 아이스크림 수요가 평소의 20% 수준으로 급감한 탓이다. 일평균 40만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5만원대로 88% 급감했다. 판매점 대표는 “냉동고 10개에 보름가량 방치돼 있는 수백 개의 아이스크림을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고 말했다.

실외 세차장도 텅 비어 있다. 춘천 퇴계동의 B 셀프세차장은 하루 평균 방문 차량 수가 평소 10% 수준인 10대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세차장 관계자는 “8월 초면 대기차량이 밀려들어 장사진을 이뤘지만 올해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올 상반기에 모처럼 기지개를 켰던 캠핑업종도 다시 움츠러들었다. 강릉의 C 캠핑용품점은 지난해 이 시기 월평균 3~4동씩 팔렸던 텐트를 올여름에는 전혀 판매하지 못했다. 업체 대표는 “지난 열흘간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전기세라도 아끼려고 평소보다 2시간 일찍 퇴근한다”고 말했다.

장마가 길어져 패션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면서 의류, 잡화류도 매출액이 급감했다. 춘천의 D 가방판매점의 경우 여행용 가방 판매량이 평년 대비 80%가량 감소했다.

외식업계도 울상이다. 속초의 E 식당은 피서철을 맞아 채용했던 아르바이트생 6명을 이번 주 초에 내보냈다. 식당 대표는 “폭우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인건비는 고사하고 이달 가게 유지비조차 충당하지 못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식당은 올 6월부터 월 매출액 규모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선희 (사)강원유통업협회장은 “연초 코로나19 발병에 이어 유례없는 폭우로 지역경기 침체가 장기화됐다”며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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