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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홍천]9급 공무원~장관 근무 희귀 소장품 고향 기증

홍천 출신 이상룡 전 장관

지방행정지명사 등 수백점

학술가치 높은 자료 눈길

【홍천】이상룡(83·사진) 전 노동부 장관이 9일 소장품을 홍천군에 기증한다.

기증 소장품은 '지방행정지명사' '보호수지' 등 책을 비롯해 고지도, 어첩(御帖), 훈장, 임명장, 명패, 병풍, 카메라, 망원경, 도자기, 만년필, 메달, 시계,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 등 수백점이다.

모두 홍천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 자료로 이 전 장관이 9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 장관까지 지내며 평생 보관해 온 것이어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홍천군 서면 두미리 출신의 이 전 장관은 “소장품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보다 공공기관에 기증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1차 기증 소장품에 포함된 '지방행정지명사'와 '보호수지'는 오래 전 내무부에서 발행한 것으로 지방행정의 역사와 보호수 지정의 내력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

또 고지도는 '대동여지도' 등 5개가 포함됐으며 어첩은 이 전 장관이 내무부에 근무할 때부터 소장해 온 것이다. 훈장은 녹조·홍조·황조·청조 근정훈장이며 병풍은 노송이 그려진 대형병풍이다.

이 전 장관은 소장품 기증을 위해 지난해 여름 홍천군을 방문, 노승락 군수와 협의를 했으며 그동안 기증품 목록을 만들고 정리하는 등 기증 방법 및 절차를 협의해 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단독주택에서 40년째 생활하는 이 전 장관은 “그간 이사를 다니지 않고 한곳에 오래 살다 보니 이렇게 소장할 수 있었다”며 “소장품을 정리해 2차로 기증을 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승락 홍천군수는 “기증품 전시 코너를 만들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등 이 전 장관의 깊은 뜻을 널리 알리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홍천 반곡초교, 춘천중·고,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강원도지사, 건설교통부 차관, 노동부 장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군은 2008년 이 전 장관의 고향사랑 정신을 기리는 공로비를 서면사무소 앞에 세웠다.

장기영기자 kyjang3276@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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