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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호스피스 고작 2곳 … 갈데없는 말기암환자

재정난·규제 '춘천 호스피스' 폐쇄

시범사업기관 포함 병상수 50개뿐

김모(여·48)씨는 지난해 폐암 말기로 숨진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종합병원에서 '더이상 치료방법이 없다'며 퇴원을 종용해 '호스피스 완화 의료서비스(이하 호스피스)'를 알아봤지만, 여유병실이 없어 결국 남편은 집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냈다. 김씨는 “누구보다 환자 본인이 가족들에게 병마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했는데, 그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 게 지금도 가슴의 한이 됐다”고 말했다.

도내 말기암 환자와 가족들이 부족한 호스피스 탓에 애를 태우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도내 보건복지부 지정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춘천 강원대병원(입원형과 가정형·10병상), 강릉 갈바리의원(〃·12병상) 등 두 곳뿐이다. 춘천호스피스가 재정난과 의료법인의 문턱을 넘지 못한 해 최근 19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에 앞서 '성골룸반의 집'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돌본다는 의미에서 종교적 색채가 강했지만, 의료기관처럼 '의사가 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현행법의 규제 속에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원주 바른요양병원(10병상)과 원주 민중요양병원(18병상)이 각각 올해와 2016년 시범사업기관에 선정, 내년 8월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기관 두 곳과 시범사업기관 두 곳의 병상 수를 모두 합쳐봐야 50실에 불과하다.

박상운 한국호스피스협회 강원지회장은 “지난해 8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아직 말기 환자 수에 비해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설영·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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