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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신호 시스템 오류” 드러나는 부실 시공·관리

지난 8일 오전 7시35분께 강릉시 운산동 청량 신호소 부근서 강릉발 서울행 806호 KTX 열차가 탈선해 코레일과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원인 人災에 무게

김현미장관 현장서 사과 “철저조사 책임 묻겠다”

승객 포함 16명 부상… 정상화 위해 복구 안간힘

강릉선 KTX 탈선사고 원인은 부실시공이나 부실관리 등 인재(人災)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뜩이나 올림픽 이후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는 강릉선 KTX에 국내 KTX 철도 운행 사상 처음으로 인명 피해를 동반한 대형 탈선사고까지 발생,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 현장에 파견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강릉시 운산동 청량 신호소 부근 사고지점을 둘러본 뒤 남강릉분기점 선로전환기 전환 상태를 표시해 주는 회선 연결이 잘못돼 신호시스템 오류가 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도 9일 사고 현장을 찾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으로 보고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현장을 찾아 “이런 사고가 또다시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런 잘못이 언제부터 발생했는지, 왜 지금까지 시정되지 않았는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진단을 내려 달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과 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강릉선 KTX의 이번 사고 원인을 부실 시공이나 부실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고는 8일 오전 7시35분께 강릉시 운산동 청량 신호소 부근 선로에서 벌어졌다. 승객 198명을 태운 서울행 806호 KTX 열차 2량이 직각으로 꺾이는 등 열차 10량 전체가 선로를 이탈했지만 속도를 내기 전이라 다행히 승객 15명과 직원 1명 등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사고 이후 코레일의 처리나 수습 과정이 미흡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KTX 열차 탈선은 2011년 광명역 사고 이어 두번째이며, 인명 피해를 동반한 대형 사고는 처음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최근 크고작은 열차 사고가 이어져 코레일 사장이 국회에서 두번이나 고개를 숙이고 국무총리가 직접 코레일을 찾아 열차 관리를 질책한 지 3일 만에 벌어져 안전불감증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이 사고로 주말 내내 강릉역~진부역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8일 오후부터 300명의 인력과 중장비를 투입, 10일 오전 정상 운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은 “전대미문의 KTX 열차 탈선 사고가 벌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강릉선은 물론 강릉 관광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강릉=정익기·조상원·권태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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