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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농사일 때문에 임시 주거시설 못 가고 대피소 남아 고통
정부 구호비 아직 전달 안 돼 당장 써야 할 현금도 없어 한숨
이양수 의원 “실질적 대책 없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 분통”


고성·속초 산불이 발생한 지 12일이 지났지만 이재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14일 고성 천진초교 체육관 임시 대피소에서 만난 이재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대피소 한쪽에 설치된 TV를 말 없이 시청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부 이재민은 천막 안에 누운 채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당초 51가구가 생활했던 천진초교 대피소에는 공공기관 또는 민간에서 제공한 연수원, 수련원, 리조트, 콘도 등 임시 주거시설로 떠나면서 현재는 23가구에 42명이 남아있다.

이들이 여전히 대피소에 남아 있는 이유는 연수원 등으로 이동할 경우 발생하는 교통의 불편함과 바쁜 농사일 등 때문이다. 한 이재민은 “도와줄 자식이 있거나 자가용이 있는 사람들은 연수원이나 콘도 등으로 떠났지만 여건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이곳에 그냥 있는 중”이라며 “연수원에 들어가더라도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데다 농사일 때문에 밭까지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교통이 불편해 집에 컨테이너가 설치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대피소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사용해야 할 현금이 없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큰 고민거리이다.

또 다른 이재민은 “몸만 간신히 빠져나와 통장도 카드도 모두 불에 타 수중에 한 푼도 없어 친척들이 건네준 돈으로 옷걸이 등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며 막막해했다.

자신을 신용불량자라고 밝힌 한 이재민은 “얼마 되지 않은 돈이지만 현금으로 보관해 오다 이번 불에 모두 잃었다”며 “피난 나올 때 바지 주머니에 들어 있던 지갑이 전 재산이었는데 이 마저도 얼마 남지 않아 큰 걱정”이라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정부의 구호비나 성금도 아직 이재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아 당장 현금이 필요한 이재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고성군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현행 제도상 구호비는 임시대피소에서 조립식 주택 등 임시 주거시설로 옮겨야만 지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이양수(속초-고성-양양) 국회의원은 14일 성명을 내고 “이재민들은 기대감만 잔뜩 부풀리고 실질적인 대책이 없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택 건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권원근·원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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