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로 5월 카네이션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스승의 날인 15일 춘천시 효자동의 한 꽃집앞에 진열된 카네이션을 학생들이 지나쳐 가고 있다. 박승선기자

생화 대신 종이꽃·편지 선물
도내 재배농 최근 32% 급감
꽃집 소상인 피해 대책 호소


스승의 날, 학생들이 고사리 손으로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모습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달라진 풍경이다.

매년 5월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카네이션은 꽃집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김영란법 시행 이후 카네이션 매출이 바닥을 치면서 꽃집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5일 오후 2시 춘천 팔호광장의 한 꽃집. 이곳에서만 30년 넘게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봉순(여·60)씨는 “예전에는 손님들이 줄 서서 카네이션을 찾아 새벽 2~3시까지 영업하기도 했었다”며 “당시 수백개씩 팔리던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올해는 작은 것과 큰 것을 합쳐 26개를 만들었는데 9개만 팔리고 17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춘천 중앙로의 한 꽃집 상인도 “23년 동안 이렇게 한산한 스승의 날은 처음”이라며 “오늘 스승의 날인데 카네이션을 한 송이도 팔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일선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카네이션 생화 선물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학생들은 생화 대신 손편지나 직접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선물하고 있다.

여파는 화훼 농가 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216가구였던 도내 화훼 농가수는 2017년 146가구로 32.4% 감소했다. 농가 수가 줄어들면서 꽃 재배량이 감소 추세이고, 이는 꽃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꽃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을 더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명숙(여·56) 한국화원협회 춘천시지부장은 “3,000원짜리 카네이션까지 선물로 주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각박해 보인다”며 “뇌물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김영란법이 엉뚱하게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명록기자



Copyright ⓒ Kangwonilb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