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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소년원·교도소 17년…출소자들의 든든한 동반자로 `인생 2막'

출소 후 16년째 사회 복귀 돕는 황병규씨

◇황병규씨(사진 왼쪽)는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출소자에게 전해달라며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강원지부(지부장:홍영철)에 사과 10상자를 기탁했다.

칼국숫집·꽃가게·일용직 하며

틈틈이 명절선물·후원금 전해

규모만 1천만원 훌쩍 넘어서

“편견 없이 바라봐 주셨으면”

“바람개비는 바람이 있어야 돌잖아요. 저는 그런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2004년 교도소 출소 후 16년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을 통해 출소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고 있는 황병규(61)씨의 남다른 인생이 훈훈함을 넘어 묵직한 삶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황씨가 말한 '바람'은 출소자들을 위한 후원금 지원과 함께 각종 취업을 연계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데 힘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황씨는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공단을 찾아 “새 삶을 준비 중인 출소자들이 조금이나마 기운이 나도록 전해달라”며 사과 10상자를 기탁했다. 그동안 명절 선물 수백상자는 물론이고 수시로 전한 황씨의 후원금 규모만 1,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꽃가게와 칼국수 식당을 포함한 자영업, 일용직 근로자 등 순탄치 않은 직업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전해 온 온정이다. 지금은 한 시설보안회사의 이사로 남은 삶을 보람있게 꾸려가고 있다.

황씨의 이 같은 '인생 2막'은 출소 직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깨닫게 해 준 김영태 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강원지부장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당시 김 전 지부장은 젊은 시절 소년원과 교도소에서만 총 17년을 복역한 황씨에게 “네가 무너지면 아이들도 무너진다”며 새 인생을 권유했고 황씨는 그날부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출소자를 돕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변함없이 응원해 준 지부장의 진심이 전해졌다고 당시를 회상한 황씨는 “출소자들은 이미 죄과를 치렀는데도 편견이 담긴 사회적 시선에 힘들어하다가 다시 잘못된 길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누구라도 이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만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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