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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마스크 350만장 푼다더니” 정부 발표 믿었던 주민들 분통

사진=연합뉴스

하나로마트·우체국 판매 공고

물량 확보 안돼 빈손으로 귀가

강릉시 6만장 판매 금세 동나

우체국 오늘오후2시부터 판매

“정부가 오늘부터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완전히 속았네요.”

27일 오전 춘천우체국에서 만난 안모(여·63)씨는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내문에는 마스크 물량이 확보되는 3월2일부터 판매가 가능하다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안씨는 공급여건이 취약한 읍·면지역부터 공급한다는 직원의 안내를 듣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읍·면 외곽지역으로 발품을 팔아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본보 기자들이 현장에 머문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빈손으로 발길을 돌린 내방객은 20명 가까이 됐다.

정부의 하루 공적유통망에 35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마스크 공급이 더뎌지면서 판매처를 찾은 시민들이 헛걸음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공적판매처인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는 조속한 물량 확보를 알리는 안내문을 내걸며 사태 안정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공적판매처인 농협 하나로마트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춘천의 A 하나로마트를 찾은 송모(여·54)씨는 “찾아간 약국은 모두 마스크가 품절된 상태라 뉴스를 보고 마트를 찾았지만 재고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3일째 같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하소연다.

몰려드는 구매자들의 방문과 문의전화에 일선 우체국·하나로마트의 업무는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속초의 B 하나로마트는 이날 하루에만 마스크를 찾는 방문객이 50명을 넘었고, 전화 문의는 평소의 5배 수준에 달했다. 삼척의 C 우체국 역시 오전에만 20여건의 마스크 문의 전화가 이어졌고, 춘천의 D 우체국에는 이틀 새 1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갔다.

강릉은 이날 시에서 보관하고 있던 마스크 6만장을 21개 읍·면·동을 통해 판매하면서 각 주민센터는 북새통을 이뤘다.

경포동주민센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마스크 480세트(1세트당 총 5장)의 판매에 나섰고 번호표를 뽑은 주민들이 질서 있게 진입해 핫 아이템인 마스크를 손에 넣었다. 마스크는 3시간 만에 동이 났다. 구매하지 못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강릉시의 홍보부족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릉에 거주하는 최은순(여·60)씨는 “정부에서 국민들이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정부는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국민에게 필요한 물량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제대로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강원지방우정청은 28일 오후 2시부터 도내 읍·면 우체국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27일 밝혔다. 도내 마스크 판매 우체국은 읍·면 소재 102곳이다. 판매수량은 1인당 5매로 제한된다.

김설영·김희운·윤종현·김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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