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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의암호 선박 전복]수초섬 고정하려다…“급류 강해 안 되겠다” 철수 보고 5분 뒤 의암댐 수문으로 휩쓸려

◇춘천시는 의암호 수질 개선을 위해 14억5,000만원을 들여 수질정화식물이 자라는 인공수초섬을 지난 6월 설치했다. 6일 의암댐 신연교 교각에 인공수초 시설물이 걸려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이번 폭우로 떠내려간 하트 모양의 인공수초섬. 김남덕기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사고는 의암호 수질정화를 위해 설치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다가 발생했다. 이들이 고정하려던 인공수초섬은 의암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됐다. 비점오염원 유입, 물흐름 정체 등으로 여름철이면 녹조 발생이 빈번한데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친환경 틀에 수질정화 식물을 심어 물에 띄우는 것이 인공수초섬이다.

의암호에는 2003년 설치된 900㎡ 면적의 인공수초섬이 있었는데 춘천시는 지난해 14억5,000만원을 투입해 기존 수초섬의 보수·확장사업을 추진해왔다. 춘천시는 최근 이들 인공 수초섬을 모두 만들어 KT&G 상상마당 인근인 옛 중도배터 산책로 변에 계류 중이었다. 설치 장소를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박 탑승자 가운데 가까스로 탈출한 안모(59)씨는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수초섬을 고정하려다 급류가 강해 철수하겠다는 보고 후 5분 뒤 선박이 급류에 휩쓸렸다. 안씨는 타고있던 행정선이 수문으로 휩쓸리기 전 극적으로 탈출해 구조됐다. 안씨는 “수문 가까이 가니 물살이 너무 강해 실종자들이 그대로 빨려들어갔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나머지 7명 중 구조된 또다른 1명인 곽모(68)씨는 사고지점에서 13㎞ 떨어진 춘성대교 인근에서 구조돼 강원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선박에 있던 스티로품에 의지해 다행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면 의암댐에서 20㎞ 하류지점인 남이섬 선착장 인근에서 발견된 기간제근로자 이모씨는 심정지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날 오후 7시까지 나머지 실종자 5명은 물론 선박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부는 뒤집힌 선박 안에 갇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춘천시 관계자는 “경찰서·소방서와 연계해 상황종료 때까지 구조작업을 벌이고 유족과 협의해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위윤·김지원·박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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