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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경비원 사직 막아 주세요” 탄원서 제출한 입주민들

춘천시 모 아파트 LH에 “계속 계약 유지 조치해달라” 요구

위탁업체 “기간만료 통보일뿐…소장 제외 모두 재계약 약속”

관리소장 “생계위해 퇴직 이행각서 써” 주장 법정다툼 가능성

LH “관리 문제 없다면 일괄 사직서 요구 방식 없도록 권고”

공공주택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일부 입주민의 갑질 논란이 전국 곳곳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춘천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오히려 경비원의 사직을 막아달라고 임대사업체(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탄원서를 제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임대주택 A아파트 입주민들은 최근 LH강원지역본부를 찾아 “주민들과의 관계에 전혀 문제가 없고 업무 처리에 불만이 없는데도 사직서를 내라고 하는 건 잘못됐으니 계약을 계속 유지토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하며 70여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전달했다.

탄원서에 서명한 한 주민은 “계약기간이 1년이라고 해도 특별한 해지 사유가 없는 한 연장 계약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데, 매년 사직서를 내라고 하면 입주민들도 불안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LH로부터 주택관리를 수탁한 B업체가 매년 연말 사직서를 내도록 요구하고 다시 재계약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상황을 유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B업체가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한 관리직원은 소장을 포함한 9명이다. 이에 대해 B업체 측은 “사직서라고 기재돼 있지만, 사실은 계약기간 만료 통보일 뿐”이라며 “다른 관리직원들에게는 내년 계약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소장은 올 연말 퇴직하겠다고 지난 4월 이행각서를 썼기 때문에 해지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 관리소장은 “관리를 맡을 수 있는 다른 아파트를 수주해 오고, 이행각서까지 쓰라고 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한 것”이라고 반박해 이를 둘러싼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LH측은 “임대사업을 하며 수탁업체가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토록 요구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관리에 문제가 있거나 하지 않는 한 이러한 일괄 사직서 요구의 방식은 하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무헌기자 trustm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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