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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춘천]도심 번화가 자정되자 불빛 사라져

춘천 거리두기 2단계 첫날

◇춘천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카페는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하다. 사진은 3일 구봉산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모습. 신세희기자

강원대 후문 일찍 정리

커피점 착석금지 등 조치

상인들 "매출 감소 우려"

[춘천]춘천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3일 자정. 춘천의 번화가 중 한 곳인 강원대 후문거리의 네온사인 불빛들이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모두 아쉬움을 뒤로한 채 귀가해야 했다.

25년째 강원대 후문거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65)씨도 자정이 되자 가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의 고깃집은 보통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평소보다 3시간 빨리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3일부터는 밤 9시 이후로는 배달에만 의존해야 한다.

박씨는 “그동안 배달을 하지 않았는데 한 달 전부터 배달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영업시간 제한에 걸린 것은 장사 시작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자영업자들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이 크지만 힘들더라도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른 조치이지만 일부 시민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25)씨는 “밤 9시께 퇴근하는 직업이라서 그동안 퇴근한 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귀가했다”며 “배달음식은 좋아하지 않아 퇴근 후 피곤하더라도 당분간 집에서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일부터 착석이 금지되는 카페 업주들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안내를 하면서도 손님이 줄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카페의 경우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고 실내 취식은 금지되면서 도심 카페들은 썰렁했다. 이날 오후 찾은 춘천시 효자동의 한 카페 사장은 “주 고객층이 대화를 나누러 오시는 주부들인데 착석이 금지되니 당장 손님이 줄었고 앞으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빵 등을 함께 시키면 착석이 가능하다고 하니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만난 일부 식당과 카페 업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매출 하락이 뚜렷하다면서도 2단계 시행 기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춘천에서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춘천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기간은 오는 14일 자정까지다.

권순찬기자 sckw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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