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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따블” 외쳐야 빨리 온다 밤 9시 '대리운전 전쟁'

코로나 영업중지 시간 콜 집중

웃돈 없으면 1시간 기다리기도

기사들 “전체 수익은 반토막”

회식이 잦은 직장인 A(49·춘천시 석사동)씨는 요즘 대리운전 비용을 평소 1만원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더 준비한다. 밤 9시면 동시에 손님이 몰리면서 '웃돈'을 주지 않으면 아예 대리운전이 불가능하거나 1시간 가까이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 회식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웃돈 때문에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종의 '속행료'를 지급해야만 하는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연말연시 코로나19 특별방역지침이 시행된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신풍속도다. 일부 콜 업체는 대리신청 전화를 받으면 “대리기사에게 웃돈을 줘야만 콜 연결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직접적으로 추가 비용을 권유하고 있다.

예전엔 새벽까지 여러 건씩 대리운전을 하며 수익을 올려왔던 대리기사들도 추가 비용을 더 많이 주는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 대리기사는 “아무리 더 받아도 밤 9시에만 콜이 집중되면서 수익이 예전의 절반도 안되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특별방역지침이 해제된 후에도 대리운전 요금 자체가 오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대리기사 만큼 우리들도 어려운 상황인데 기본요금까지 인상할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도내에는 최근까지 2,000명 안팎의 대리기사가 영업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무헌기자 trustm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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