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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단독]“마스크 10분 벗은게 화근…12일 간 힘겨운 투병생활” 속초 확진자 박순옥씨 병상일지 화제

사진=연합뉴스

“48번 확진자 아들과 함께 속초시 49번 코로나19 확진자가 됐어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시민이 담담히 적어간 병상일지와 입원치료를 받은 뒤 퇴원 후 주위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과 치료과정, 느낀점을 소회한 글로, 자칫 지속되는 방역에 느슨해지기 마련인 상황에서 많은 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강원대 AMP 설악과정 여성동문 모임 설백회장을 맡고 있는 박순옥(63·여)씨는 춘천에서 큰오빠의 장례를 치르며 2박3일간 최대한 마스크를 벗지 않다가 3일장이 끝난 뒤 친정집에 모여 차를 마시느라 10분 정도 마스크를 벗은게 화근이 됐다. 이 때문에 지난 달 27일 아들에 이어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 12일 간의 투병생활을 거쳐 지난 6일 퇴원했다.

박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놀랐고, 무섭고 두려운 시간이 지나니까 그냥 멍할 뿐이고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넋이 나간 상태이며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사방이 이중, 삼중으로 꽁꽁 막힌 의료원 음압병동에 와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남겼다.

이어 박씨는 “사람들과 마주할때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마십시오, 마스크가 백신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강원일보는 박씨의 동의 하에 박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을 공개한다.

속초=정익기기자 igjung@kwnews.co.kr

※박순옥씨가 페이스북 ‘속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코너에 남긴 글 전문

#코로나바이러스감염경로 #코로나19

큰오빠의 부음을 받고 정신없이 달려간 춘천.

장례식장에서의 2박 3일은 면역력이 약한 나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친정 가족들 협조하에 식사는 다른 사람들과는 안하고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모두 마스크를 쓴다음 간단하게 떡과 과일 물로 혼자 먹었으며 이렇게 하는 것도 하루 두번 정도의 식사를 하였으며 한번은 거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의 대면을 조심하며 심지어 잘때도 마스크를 했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노력 했었습니다.

물론 다른 가족들도 식사 때는 대화를 하지 말자고 했고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마스크를 쓰곤 했지요.

발인을 마친후 조카들의 가족들과 언니랑 형부와 함께 친정집으로 가서 거실에 둘러앉아 커피나 쌍화차를 마시는 중에 아파트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최근 서울 경기 지역 방문자나 서울 경기 지역 사람과 대면자 중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보건소로 검사 받으러 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기에 경기도 사는 조카네와 서울 사는 언니랑 형부는 급히 떠나고 아들과 나는 친정집에 며칠전 부터 미리 내려와 오빠를 돌보던 큰조카랑 함께 잠을 잤고 다음날 아들 시켜 오빠 물건 버릴거 버리고 마무리 정리까지 다 해놓고 속초로 왔습니다.

속초에 와서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춘천 장례식장을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지역 친지들과 잠깐 이지만 마스크 없이 접촉 하였었기에 혹시나 싶어서 스스로 집콕 하며 열흘 이라도 자가격리 해야지 하고 집안 에만 머물고 있던중 3일후 경미한 몸살 증세를 보이는 아들을 보건소로 보냈고 검사 결과 양성 이었기에 나도 보건소로 바로 가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통보를 받았습니다. 춘천 집에서 함께 있었던 조카에게 연락을 해보니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였고 서울 언니에게 연락 해보니 장례식장 가기전 부터 감기 기운이 있던 형부가 심한 몸살 감기를 앓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증상 발현은 서울쪽이 먼저 였으나 감기로 오인 하고 감기약만 먹고 있었고 검사는 서울 보다 3일후 늦게 발현한 속초에서 먼저 받은거였습니다.

역학조사결과 서울 언니가 다니던 교회에 이미 수십명의 발현자가 있었으며 이번에 모두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도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 발현을 모두들 감기 인줄 알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서울 언니가 교회에서 감염 된거고 우리는 잠시 차마시는 동안 벗었던 마스크 때문에 거실에 함께 있었던 가족 모두가 감염이 되었음을 각 지역 보건소로 부터 검사 통보를 받고 하나둘 검사를 받은후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서울발 코로나 바이러스 였음이 드러났습니다. 2박3일 동안 껌딱지 처럼 붙이고 벗지않던 마스크를 10분 정도? 아주 잠깐의 시간에 마스크를 벗고 차를 마신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될줄은 설마 아무도 몰랐으며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3일내내 벗지 않았던 마스크를 언니랑 형부와 함께 친정집에 모여 조카들 위로하며 잠시 머문 그 시간이 독이 되었습니다.

언니랑 형부는 바쁜 일정으로 장례식장에 줄곧 머물지 않았고 서울을 오갔기에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친정집으로 가서 함께 차 마신 조카들 집집마다 감염자가 나왔으며 줄줄이 격리센타로 또는 격리병원으로 입원을 한후

몇명은 무증상인 상태로 또다른 몇명은 심한 폐렴으로 고생을 하고 나 처럼 온갖 통증이란 통증은 다 겪은후

이제 2주 격리 기간이 끝나고 퇴원을 하였으나 폐렴으로 고생 하며 중환자실에서 아직 퇴원도 못하고 위중한 상태에 있는 가족도 있으니 언니는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염을 시킨 상황이 되었으니 가족들 모두에게 얼마나 미안 할까요.

예민한 아들과 나는 조금의 이상 증세에 즉각 보건소를 찾는 대처를 하였으나 십분 정도 되는 짧은 시간에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주고 받았던 그 시간이 생명과도 맞바꾸는 죽음의 시간이 되기도 할뻔 했습니다.

가족 끼리니까 뭐.. 하는 안이함으로 벗었던 마스크 때문에 이토록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박3일 동안 많은 친척분들이 다녀갔지만 모두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 장례를 마치고 바로 각자 귀향한 가족들은 멀쩡하고 친정집에 들어가서 함께 차를 마신 가족중 일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사람들과 마주 할때 마스크 절대로 벗지 마십시요.

마스크가 백신 입니다.

괜찮다고 차 한잔 마시는 짧은 시간 이라고 안일 하게 생각했던 조심성 없음이 그 힘든 통증을 겪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하마터면 지금의 내가 세상에 존재 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코로나 정말 무서운 바이러스 입니다.

어쩌면 당신 곁에 누군가도 무증상 인채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유한 상태로 당신에게 바이러스 감염을 시킬수도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치료가 끝나고 나니 혹자는 그럽니다.

이제 백신이 생겼을테니 좋겠다고.. 그렇습니다.

제몸에는 이제 코로나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이겨낼수 있는 백신이 생겼습니다. 6개월 까지는 확실한 보장 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큰 아픔과 주변 사람들의 고통과 아직도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는 가족의 힘듦과 맞바꾼 이런 백신은 다시는 두번 다시 맞고 싶지 않습니다.

철저한 위생관리 그리고 중대본부의 지침에 거스르지 않는 일상으로 여러분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장미/박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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