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서 장례 치른 2박 3일간

최대한 마스크 벗지 않았지만

장례후 가족과 차 마시며 감염

안일함이 무서운 결과 초래

사람 마주할 땐 벗지 말아야”

“사람과 마주할 때 절대로 마스크 벗지 마세요.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입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시민이 실명으로 공개한 입원치료 기간 병상일지와 퇴원 후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는 글이 SNS(사회연결망서비스)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과 치료 과정, 느낀 점을 비교적 상세히 밝히는 등 자칫 느슨해지기 마련인 방역수칙 상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많은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순옥(63)씨는 지난 15일 한 SNS의 '속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코너에 “48번 확진자 아들과 함께 속초시 49번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며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달 27일 아들에 이어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12일간의 투병생활을 거쳐 지난 6일 퇴원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박씨는 “춘천에서 큰오빠의 장례를 치른 후 춘천 장례식장발(發) 감염 확산 소식을 듣고 '집콕'하며 자가격리 중이었으나 몸살 증세로 검사를 받은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2박3일간 최대한 마스크를 벗지 않았지만, 장례를 마치고 식구들이 모여 차를 마시느라 10분 정도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마스크를 벗은 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함께 차를 마신 조카들 역시 줄줄이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

“대화를 주고받았던 그 시간이 생명과도 맞바꾸는 죽음의 시간이 될 뻔했다”는 그는 “'가족끼리니까 뭐…' 하는 안일함으로 마스크를 벗은 것이 결국 무서운 결과를 초래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확진 판정 이후 믿기지 않는 현실에 넋이 나간 상태였고,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사방이 이중 삼중으로 꽁꽁 막힌 의료원 음압병동에 와 있었다”며 당시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입원 후 12일간의 치료를 거쳐 퇴원한 박씨는 “사람들과 마주할 때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마십시오, 마스크가 백신입니다”라면서 마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에서 사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사람에게 마스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SNS를 통해 공개했다”면서 언론 등을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SNS 글 전문은 강원일보는 홈페이지(www.kwnews.co.kr)에 공개돼 있다.

속초=정익기기자 ig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