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 총선
  • 총선
  • 총선
  • 총선
사회일반

물가는 치솟고 후원은 반토막…취약계층 무료급식소 ‘이중고'

코로나 이후 후원금 월 100만원→50만원

고물가까지 맞물려 음식량 줄이며 안간힘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내외적 원인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가 지난 1년 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3.4%)도 2013년 1월(3.4%) 이래 9년4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무료급식소에서 체감되는 물가 상승의 정도는 단순한 수치의 증가 그 이상이다.

속초의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실제로 느끼기에는 물가가 50% 이상 오른 것 같다”며 “워낙 많이 올라서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고물가로 인해 음식의 양을 줄인 곳도 있다. 원주의 한 무료급식소에서는 기존에 50~60인분의 음식을 준비했으나 최근에는 30인분만 준비하고 있다. 같은 양을 준비해도 물가가 오르기 전보다 비용이 40% 이상 더 소요된다는 것이 관계자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1.8ℓ짜리 들기름의 가격이 2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뛰었다”며 “경유 값도 올라 기존에 37ℓ를 채울 수 있던 돈으로 이제는 25ℓ밖에 못 채운다.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차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름값도 큰 부담”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로 후원금 역시 반토막이 나버렸다. A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후원금이 한 달에 1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50만원 정도”라며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돕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음식 양을 줄이더라도 다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식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찬기자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