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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불편도 즐기면 편안해지죠”

·마음의 刊. ·304쪽. ·1만3,000원.

원주 명봉산 기슭 자리 잡은

고진하 시인 권포근 부부

힐링 스토리 담긴 새 책 펴내

한집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개구리와 뱀, 지렁이와 박쥐도 함께 산다.

화전을 부쳐 먹기 위해 뒷산에 올라 진달래꽃을 따고, 보랏빛 제비꽃, 노란 꽃다지도 뜯어 온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따뜻해지는 보일러 대신 직접 장작을 쪼개고 아궁이에 불쏘시개를 넣어 온 집안을 데운다.

원주 명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고진하 시인과 권포근 잡초요리연구가의 따뜻한 삶 이야기가 담긴 새 책 '조금 불편하지만 제법 행복합니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편리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해 자급자족하고, 불편과 불행을 즐기는 고진하 시인 부부의 시골 생활을 그려낸다.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의 연속이다.

봄이 와 꽃이 피면 꽃마중을 가고, 태풍으로 쓰러진 꽃들은 기둥을 엮어 세운다. 가뭄에는 하늘이 내려주시는 비를 기다리고, 겨울엔 처마 밑에 달린 고드름을 실로폰처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

흐르는 계절에 역행하지 않고 순응하고 사니 바쁜 도시와는 달리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와 함께 시간도 천천히 오래 머물다 지나간다.

'1장 쉴 새 없이 명랑하자' '2장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3장 꽃들에겐 이분법이 없다' '4장 아플 때 즐거움을 창조하라' 등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에는 자연의 품에서 사는 모든 생명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찾아낸 우주와 같은 큰 철학과 순리가 담겨 있다.

이하늘기자 2sk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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