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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평창 1년, 문화올림픽 유산이 없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표 문화 프로그램 '천년향' 공연. 대부분의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면서 문화예술을 통한 '유산 창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평받은 '천년향' 공연 수십억 운영비에 발목 레거시 작업 무산

'DMZ 아트페스타' 인지도 없고 1시·군 1대표 육성사업 지지부진

'강원비엔날레'도 기약 없어… “지역예술인들 노하우 살려야” 지적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문화올림픽 레거시 구축'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올림픽 기간 대표 문화 프로그램으로는 공연 부문에서 '테마공연 천년향'을 비롯해 미디어 아트쇼 '청산별곡', 라이트아트쇼 '달빛호수', '파이어 아트쇼' '아트 온 스테이지' '1시·군 1대표 문화행사' 등이 있었고, 전시에서 '강원국제비엔날레' 등이 진행됐다.

이 중 가장 먼저 문화올림픽 레거시로 추진됐던 것이 '천년향' 공연이다. 이 공연은 강원도의 역사와 자연이 예술과 어우러져 올림픽 기간 가장 호평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천년향'의 올림픽 유산화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운영비가 발목을 잡았다. 도는 공연팀과 사업비를 조정하거나 지역단체, 도 출신 배우 비율 확대 등을 협의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무산됐다.

또 옛길을 걸으며 한국의 아름다운 전설을 레이저 빛과 함께 설명한 '청산별곡', 경포호에서 펼쳐진 '달빛호수 라이트아트쇼' 공연도 인기를 끌었음에도 올림픽 이후 다시 시도된 적은 없다. 해변을 거대한 갤러리로 만든 '파이어 아트페스타'는 올림픽 기간 공연 때부터 화재 위험 등으로 논란이 있었다.

강원국제비엔날레는 2년마다 개최되도록 확정됐지만 도립미술관이 없는 상태에서 '평창비엔날레'의 타이틀도 바뀌어 앞으로 어느 지역에서 열릴 지 알 수 없다. 'DMZ 아트페스타'는 현재 평화지역 문화프로젝트와 연계되고는 있으나 인지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고, 1시군 1대표 문화예술행사 육성사업도 아직 도민들에게 시·군별 대표 공연이 무엇인지 각인되지 않았다.

도는 지난 올림픽 1주년 기념행사 때 선보였던 '아트 온 스테이지' 공연을 레거시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 문화를 특화 발전시키고 상설 공연화하기 위해 24억원의 내년 국비 예산을 신청한 상태다. 도 관계자는 “문화올림픽 레거시를 구축하며 개최 시·군과의 협의가 순조롭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아트 온 스테이지와 1시·군 1대표 문화 육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올림픽 레거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는 “문화 올림픽 레거시를 논의하며 지역의 대형 공연 수요에 대한 사전 예측 등 치밀한 조사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큰 이벤트를 경험했던 지역 예술인들의 노하우를 살려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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