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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규방의 삶 벗어던진 조선 최초 女 성리학자

김경미 교수 원주 대표 여성인물 '임윤지당 평전' 출판

임윤지당의 삶·학문 넘어 18세기 여성사까지 담아내

“남녀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에 과연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이냐. 누구든지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원주의 대표적인 여성인물이자 조선 후기 최고의 여성 성리학자로 꼽히는 임윤지당(1721~1793년)의 평전이 출판됐다.

남성 중심 유교주의가 깊게 뿌리 박힌 18세기, 여성으로서 수준 높은 성리학 연구를 통해 널리 이름을 알린 임윤지당의 생애가 김경미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에 의해 고스란히 복원됐다. 김 교수는 '임윤지당 평전'을 쓰기 위해 10여년간 임윤지당에 대한 자료를 모으며 연구했다.

이 책은 임윤지당의 삶과 학문을 넘어 18세기 여성사의 한 부분까지 정리해 낸 결과물이다.

'임윤지당 평전'은 임윤지당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그의 삶과 학문적 성과를 서술하고 있다.

임윤지당의 생애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인 '윤지당유고'와 임윤지당의 주변 인물인 임성주와 임정주 등인 남긴 자료를 토대로 임윤지당의 삶을 풍부하고도 입체적으로 되살려냈다.

가난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개인적으로 여러 불행을 겪으면서도 성리학 연구에 매진하고 자아를 실현한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여성학자였던 임윤지당의 삶은 독자들이 쉬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임윤지당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18세기 조선 후기를 살아가던 여성들의 삶 역시 간접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조선 후기 학문적 경향을 토대로 임윤지당의 학문적 성과를 역사적 맥락에서 조망하는 부분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원주에서 생을 마감한 임윤지당은 19세기 말까지 그 이름이 회자됐으나 점차 사람들에게 잊혀졌다. 그러다 조선 후기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진취적인 삶을 살아온 임윤지당이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고 원주를 중심으로 임윤지당의 얼을 기리는 선양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한겨레출판 刊. 296쪽. 1만8,000원.

김대호기자 mant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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