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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푸드&라이프]어머니 손맛·고향내음 가득 `정직한 밥상'

정정택 평창군체육회장의 `평창 강남식당'

◇정정택 평창군체육회장과 지난 14일 찾은 '강남식당'. 정성이 담긴 맛에 취하다 보니 1시간30분이 훌쩍 지나갔다.

1973년 개업 40여년 전통

더덕구이·곱창전골 인기

밑반찬도 정성 담겨 맛깔

정정택(56) 평창군체육회장은 스포츠마케팅의 귀재다.

그는 2016년 강원도레슬링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평창군에 대한레슬링협회 대표팀 및 후보팀의 전지훈련,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유치했다. 그 결과 해마다 1만7,000명 이상의 선수와 임원이 다녀가 9억여원의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4일 초대 민선 평창군체육회장에 무투표로 당선된 그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 화끈한 성격답게 곧바로 점심식사를 하자며 만난 곳이 평창읍 중심가의 전통시골 한정식집인 '강남식당'이었다. 이 집은 정 회장이 20대 후반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단골집이다.

1973년에 개업한 이 식당은 평창을 대표하는 토속음식점이다. 이병식(75)·백효련(68)씨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지어 재배한 채소로 반찬을 만들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깔끔하다. 여주인인 백씨의 손맛이 뛰어나 평창읍에서는 이 집을 모르면 간첩일 만큼 유명하다. 시골 가옥을 개조해 식당을 만들어 바깥은 영하 9도의 맹추위로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방안은 훈훈한 온기가 가득했다.

이날 메뉴는 비지장과 함께한 더덕구이 정식이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해 만든 시래기무침, 오이무침, 가지볶음, 총각무김치, 꼬들빼기, 돈나무겉절이, 두부조림, 고추튀김, 미역무침, 콩자반, 고사리 무침, 진미채볶음, 메추리알 조림, 고등어구이 등 밑반찬 하나하나에서 주인 아주머니의 정성이 느껴졌다. 푸짐하게 곱창을 넣고 칼칼한 국물과 함께 끓여낸 곱창전골과 오삼불고기 및 백반 한상도 이곳의 인기 메뉴다.

정 회장은 “점심 때가 돼 진짜 배고픈 것을 감안해도 이 집 반찬은 뭐 하나 맛없는 게 없다”고 했다. 고추튀김은 진짜 별미다. 더덕구이는 향이 진하다. 그는 “곤드레밥과 더불어 더덕구이나 생선구이 하나만 시키면 온 손님들 모두가 만족한다”며 “시골밥상처럼 어머니가 해주는 손맛을 느껴보고 간 손님들은 줄줄이 단골손님이 돼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평창읍 출신인 정 회장은 서울 광성고와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후 고향에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평창읍체육회장, 평창군생활체육회장, 평창군체육회 상임부회장, 강원도레슬링협회장,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 회장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2018년 4월 평창군과 대한레슬링협회가 MOU를 체결했다. 이후 매년 레슬링 국가대표 전지훈련팀이 평창으로 훈련을 오고 있다.

그는 “지역을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노력한 것이 평창군체육회장까지 오게 됐다”며 “앞으로 평창군체육회의 발전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평창 사랑과 스포츠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평창을 레슬링 전지훈련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설명은 식사시간 내내 이어졌다.

호탕하고 구수한 입담과 정성이 담긴 맛에 취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간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주인 아주머니의 정성으로 가득채운 정직한 밥상은 유명요리사가 해준 명품요리보다 맛있었다. 뚝심있고 저돌적인 그의 성격에 맞게 단골집도 오랜 전통의 숨결이 느껴졌다.

평창=김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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