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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특집]"남다른 자상함·박학다식 천주교의 자랑"

장익 주교를 회고하며

◇임용순 교구 평협회장, 함제도 메리놀선교회 신부

“참으로 자상하고 박학다식하셨고 천주교의 자랑이셨던 분이시지요.”

장익 천주교 전 춘천교구장의 선종 소식이 알려진 6일 장 주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던 신부와 신자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임용순 춘천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이날 장 주교가 한국인 최초 춘천교구장으로 있으면서 교구의 제도와 기틀을 다잡은 분이고 춘천 애막골 성당 벽돌 색깔을 손수 고를 정도로 자상한 면모가 있다고 기억했다. 특히“10개 나라 언어를 유창하게 하는 등 박학다식하셔서 주교회의 의장을 하며 교황을 알현할 때 주교들을 모두 인솔한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또 장 주교가 성경 교재 '성서100주간'을 한국 교회에 도입해 신자들이 성서를 가까이하게 한 굉장히 중요한 업적을 세운 분이라며 “강론에서 '아무리 바빠도 테니스 좋아하는 사람은 테니스 치고, 골프 좋아하는 골프를 치는데 신앙인으로서 하루에 성서 30분을 못 읽겠느냐'고 한 말씀이 깊이 남아 현재 성서100주간 봉사자 교구 대표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익 주교와 친한 친구이자 50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하며 인도적 활동을 해 왔던 함제도(제럴드 해먼드) 전 메리놀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은 “북한에 관심이 많았고 늘 대화를 통한 평화를 강조했던 친구”라고 회고했다. 1950년대 미국 메리놀소신학교에서 급우로 장 주교를 만났고, 이후 한국으로 오게 된 것도 장 주교 덕분이라는 그는 “처음에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는데 6개월도 안 돼 반에서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했다”고도 했다. 함 신부는 장 주교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 전 춘천을 찾았다. 장 주교가 자신이 오래갈 것 같지 못했다고 해 함께 울었다며 친구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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