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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답을 원하는 세상, 섣부른 예단 말라

박영희 시인 '한사코 아득한'

강원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영희 시인의 네번째 시집 '한사코 아득한'이 출간했다. 대답을 원하는 세상에서 삶에 대한 섣부른 예단보다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나는 누구인가' '참 그리운 나' '그리움 너를 용서하마' '해질녘은 눈물이다' 등 4부로 구성된 책은 총 68편의 시를 담았다. 사회적 동물의 운명을 안은 인간, 시인은 나와 타인 사이의 관계가 주는 복잡한 고민들을 섬세한 시어로 어루만진다.

실제 1부와 2부에서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정의 대신 '나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며 수많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어 독자들이 맞딱드리고 있는 현실이거나 혹은 언젠가 만나게 될 또다른 '나'로서 혼란은 어디서나 존재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시사한다. 3부로 건너가서는 '당신들'로 시선을 옮기고 우리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물론 시인의 의도는 당신들의 표면적인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 역시 나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각자의 세계만이 '진리'라 여기며 조금씩 어긋나는 세계, 4부에서는 그러한 굴레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과 질문이 남아있다면 '화해'의 문이 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있다.

박영희 시인은 서시를 통해 “그럴싸하지 못한 어제, 오늘을 걸머지고 내일까지 탐(貪)한다”고 말했다. 달아실 刊. 116쪽. 8,000원.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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