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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새로움 속에서 다시 세상을 보는 창

강릉 출생 서철수 시인

'바람이 건네준 말' 펴내

현재 영월서 창작활동

“그 섬에 가면/ 몸체에서 떨어져 나온/ 겨울새 그림자가/ 바람으로 꾹 꾹 발자국을 찍고 있다”(그 섬에 가면 中)

영월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서철수 시인(사진)이 책 '바람이 건네준 말'을 펴냈다. 영월의 역사와 지리적 지식이 바탕이 된 시인의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집이다. 4부로 나뉜 시집에는 60여편의 시가 실렸다. 특히 시집에는 단종의 애달픈 사연이 깃든 영월 청령포에 대한 연작시가 담겼다.

시인은 '가뭇이 멀어져간 당신 생각에/ 숨소리 죽여/ 슬피 울고 있는 섬'이라고 하는가 하면 '관음송의 말귀를 알아듣고/ 두견이 슬피 울고 간 날//망향탑 아래로/ 붉은 노을은 하염없이 떨어져 내리고//상심한 서강 강물은/퍼렇게 멍이 들어 울어 쌓고'라며 청령포의 사연을 시로 옮겨놓는다.

시인은 이외에도 영월 광천리, 강릉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시편과 제주와 백두산 등을 여행하며 적은 여행시들도 한 편의 시집에 함께 엮었다.

서 시인은 “교직 생활을 마치고 사회 재능기부를 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보았던 내 몸짓을 시가 되려는 언어의 넋두리로 정리했다. 새로움 속에서 다시 세상을 보는 나의 창(窓)을 만들어준 세상의 모든 사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문효치 시인은 “시편들이 현대인들을 어루만져 위로해주고 있다. 애향심을 노래한 시편들도 상당 수 있고 특히 청령포 관련 연작시는 읽는 이를 애끓게 한다”고 평했다.

시인은 강릉에서 태어나 1999년 '시와 비평' 신인상으로 등단, 저서로'청령포 이야기', '지나간 것은 모두 그립다'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영월초대지부장, 영월동강문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고 석정여고 교장으로 퇴직했다. 김삿갓문학상 우수상, 전영택문학상, 강원도문화상(문학부문), 한국시비평문학상 작품상 등을 받았다. 미네르바 刊. 132쪽. 9,000원.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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