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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암 스님이 걸어온 정신적 궤적·수행의 길을 쫓다

원행스님 ‘성인(聖人):한암(漢巖) 대종사' 펴내

한암스님 일대기 다룬 평전 에세이

어려운 게송 쉬운 일상용어로 해설

24일 책 출간기념 기자 간담회 개최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법(出世間法) 내 모두 모르나니…” 한암(漢巖) 큰스님의 이 말씀은 이제 원행(遠行) 스님에게 새로운 화두가 됐다.

함세웅 신부는 이 한암 스님의 말씀을 가톨릭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즉, 우리는 사실 모든 것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결국 우리는 진리를 찾아가는 구도자일 뿐이란 것이다. 우리가 성인이라 부르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같은 겸손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원행 스님이 펴낸 ‘성인(聖人):한암(漢巖) 대종사'는 한암 스님의 일대기와 함께 그 정신에 고양돼 있는 불교의 정수를 일깨운다. 약관의 나이에 오대산문으로 출가해 탄허와 만화를 가장 가까이서 모셔 온 원행 스님의 ‘한암 대종사 평전 에세이'다.

한암 스님의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근대불교사와 한국의 근현대사를 병렬시켜 종교와 시대정신의 조류를 새롭게 엿볼 수 있다.

책은 한암 스님이 쓴 책들의 중요한 대목과 어려운 게송들을 소개한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일상용어로 해설을 덧붙였다. 또 당대의 선승은 물론 많은 지식인과 교류한 편지들을 원문대로 소개하면서 가벼운 해석을 덧붙여 한암의 정신적 궤적과 수행의 과정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암이 평생 스승으로 사모했던 경허 스님이나, 경허의 법맥을 이어받으면서도 ‘남 만공, 북 한암'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조적인 선풍(禪風)을 이룬 만공 스님, 한암보다 16세 연하이면서 산문의 족보로는 사촌 사형제 간이던 통도사 경봉 스님 등과의 교류는 마치 무림 고수들의 겨룸을 목도하는 재미마저 느끼게 한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원행 스님은 “불교용어를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어려운 용어들은 해석을 달아 가급적 종교적인 벽을 없애려고 했다”며 “근현대사에 관심이 멀어진 청소년들이나 일반 시민들도 수월하게 한암 스님의 정신세계를 토대로 역사인식을 새롭게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책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25일 오후 2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출판기념법회를 각각 개최한다.

허남윤기자 paul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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