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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평창의 꿈을 열다]언제나 생글생글 `미스 스마일' 女 쇼트트랙 선전 일등공신

김아랑 '맏언니 리더십' 주목

1,500m 4위 불구 최민정 우승 축하

女 대표팀 분위기 수습 하나로 뭉쳐

항상 최선·결과 승복 올림픽 귀감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언니 김아랑(23·고양시청)의 평창동계올림픽 여정은 22일 여자 1,000m 순위 결정전에서 마무리됐다. 앞서 열린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조 3위를 기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김아랑은 웃었다.

김아랑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미스 스마일', '국민 언니'라는 값진 별명을 얻었다. 지난 17일에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4위를 차지하고도 생글생글 웃으며 동생 최민정(20·성남시청)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리고는 “난 만족한다”며 자신에게 100점을 줬다.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는 많은 이의 귀감이 됐다.

하지만 김아랑이 항상 웃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여자 3,000m 계주)인 그는 2016년 4월 선발전에서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그때 주변의 평가는 냉정했다. “김아랑은 끝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8세 때부터 쇼트트랙을 시작했지만 그에게 2016년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김아랑의 장점이 발휘됐다. 좋은 결과가 있어도 없어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채 1년 푹 쉬고 몸 만드는데만 열중했다. 이후 평창행 티켓을 거머쥔 그는 본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 피니시라인 6바퀴를 남기고 폭풍 질주, 금메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더욱 빛났던 것은 그의 리더십이었다. 김아랑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간판 심석희(21·한국체대)의 폭행 사건이 불거진 직후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내 자리가 참 힘든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팀원들을 하나로 뭉칠지에 대한 고민이 가득 차 있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대표팀 리더의 자리, 때로 벽에 부닥칠 땐 4년 전 대표팀 맏언니 조해리(32)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도 구했다. 이런 김아랑의 마음 씀씀이에 후배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평창동계올림픽 내내 서로를 생각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아랑은 이달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고양시청에 입단해 실업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두 개나 걸었지만 한 번 더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다는 게 김아랑의 솔직한 바람이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강경모기자 km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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