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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공놀이 좋아하던 원주 소녀 … 새 시즌 골프 퀸 넘본다

KLPGA 2019 시즌 개막전 제패 박지영

삼육초 5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입문

2015년 신인왕·이듬해 첫승 후 슬럼프

번번이 우승 문턱 눈물 흘리다 부활

“한국 女골프 새 얼굴 되도록 노력”

원주시 태장동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막둥이가 국제 무대에서 강원도의 위상을 다지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주인공은 원주 육민관고 출신 여자 프로골퍼 박지영(22·CJ오쇼핑).

박지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 PGA)투어 2019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 910일 만에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원주 토박이인 아버지 박순신(64)씨의 막내딸로 태어난 박지영은 15살과 12살 터울인 오빠 2명 밑에서 귀중하게 태어난 복덩이다.

유난히도 공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그는 어릴 적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인형과 소꿉장난을 좋아하던 또래 여자아이들과 달리 학교에서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며 축구와 농구, 태권도를 즐겼다.

골프공과 인연을 맺은 건 원주 삼육초교 5학년 때. 당시 방과후 프로그램 활동 중 골프부에 우연히 들어갔고 골프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자 골프부가 있는 육민관중에 입학, 체계적인 훈련으로 기본기를 다졌다. 박지영은 중학교 때 이미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만 19세이던 2014년에 정식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특히 데뷔 1년 만인 2015년 골프 잘 치는 선수가 많은 1996년생 동년배 중 가장 먼저 신인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16년 6월 제10회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가 예상됐지만 2년6개월간 우승과 연이 닿지 않으며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준우승을 두 차례 기록, 올 시즌 최고 성적은 3위로 번번이 우승의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특유의 강한 집념과 자신감 넘치는 긍정이 우승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유독 이번 대회 전부터 샷 감이 좋았던 그는 아이언 샷이 매 라운드마다 적중하며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또 하체 움직임을 바꿔 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에 변화를 준 것은 '신의 한수'였다. 박지영은 “사실 2019 시즌 목표를 1승으로 통산 2승만 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이뤄낼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매 경기에서 우승 욕심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다듬어 한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얼굴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ji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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