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리그 못 뛰어본 신인

소속팀서도 활약 의지 다져

“일단 집에서 푹 자고 싶어”

“대표팀의 이름으로 준우승을 일궈낸 것일 뿐 이제 가장 큰 목표는 강원FC 데뷔전입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달성한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빛광연' 이광연(20·강원FC·사진)이 17일 오전 귀국 직후 본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이 최종 꿈이라면 지금 당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소속팀인 강원FC에 돌아가 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라며 “이번 대회의 값진 성과는 원팀으로 활약한 동료들 덕분이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 출전 기회를 잡은 뒤 당당히 전광판에 이름 세 글자를 도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다시 한번 의지를 다졌다.

이광연은 올해 강원FC에 입단해 교체 명단에만 이름을 올렸을 뿐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신인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잇따른 선방으로 차세대 거미손을 예약, 차기 주전 수문장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이다. 세네갈과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갔던 8강전도 있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실점한다면 다시 연장전을 가야 하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결승전인 우크라이나전은 가장 가슴 아프고 속상했다. 3골을 잇따라 내주면서 목표였던 0점대 실점률에 실패했기 때문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에 대한 솔직한 감정도 내비쳤다. 준우승이 확정된 뒤 좌절하고 있던 자신에게 “형이 잘해줬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거다. 오늘 우리 즐기면서 시상대에 오르자”고 말한 선배 같은 막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결승전 이후 한숨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일단 고향집에 돌아가 어머니가 해주시는 갈비구이를 먹고 두 다리 뻗고 자고 싶다. 지금 이 즐거움도 마음껏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ji1@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