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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병원서 의식 회복 후 첫 한마디 “몇 대 몇이에요?”

'뇌진탕 증세' 강원FC 한국영 다행히 퇴원

◇지난 2일 상주와 홈 경기 전반 30분께 페널티 지역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선수와 충돌한 뒤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한국영이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강릉=권태명기자

큰 부상 우려되는 상황서도 팀 먼저 생각하는 마음 묻어나

작년 '전 경기 전 시간 출전' 철인…기록 51경기로 마무리

정밀진단 결과 이상 없어…다음 경기 출전 여부는 지켜봐야

“지금 몇 대 몇 이에요?”

경기 도중 머리를 강하게 부딪혀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갔던 강원FC 중원의 사령탑 한국영이 의식을 회복한 뒤 구단 관계자를 보고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책임감과 승리를 향한 절실함이 묻어난 한마디였다.

한국영은 지난 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0분께 페널티 지역 내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상주의 오세훈과 머리를 강하게 충돌한 뒤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충돌 순간 이미 몸은 경직된 채 굳었고 그대로 힘없이 그라운드로 넘어지면서 또다시 머리를 강하게 부딪치며 의식을 잃었다.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켰고 주변에 있던 신세계 등 팀 동료들이 말려 들어가는 혀를 잡고 기도를 확보했다. 양 팀 의료진 모두 그라운드로 달려갔고 한국영은 응급조치를 받은 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종완 강원FC 대표이사는 3일 본보를 통해 “한국영이 병원에 도착한 뒤 의식을 회복했다”며 “병원에서 뇌에 이상이 없는지 정밀 진단을 받았고,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고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뇌진탕 증세였다. 쓰러지면서 다른 부위에 부상이 없는지도 함께 검사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다음 경기 출전 여부는 휴식을 취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은 강릉문성고 출신으로 2017년 강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강원에 입단해 시즌을 끝마치기도 전인 9월에 십자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라 1년에 걸친 재활 과정을 이겨내고 지난해 복귀했다. 철저한 재활로 '철인'으로 거듭난 그는 지난해 38경기 K리그1 무대에서 38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면서 '전 경기·전 시간' 출전상을 수상, 풀타임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올 시즌에도 13경기 풀타임 출전한 그는 이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경기를 중단하면서 '전 경기·전 시간' 출전 기록은 51경기로 마무리됐다.

김지원기자 ji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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