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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대한체육회장 선거, 정치판에서나 보던 진흙탕 싸움

사진=연합뉴스

이종걸 후보, 직권남용 및 공금횡령 혐의로 이기홍 후보 경찰에 고발

이기홍 후보, 산하단체 확인서 첨부해 무고 혐의로 이종걸 후보 맞고발

체육계 “체육회장 선거가 왜 정치판처럼 변질됐나”우려속 18일 투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고발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했다. 체육계에서는 “정치판에서나 보던 싸움이 왜 체육회장 선거에서 벌어지느냐”며 반발 움직임도 일고 있다.

기호 1번 이종걸 후보가 현 체육회장인 기호 3번 이기흥 후보를 직권남용 및 공금횡령 혐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발하자 이기흥 후보도 이종걸 후보를 무고 혐의로 송파서에 형사 고발했다.

발단은 지난 9일 열린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이종걸 후보가 이기흥 후보의 관련 혐의와 함께 범죄수익은닉죄를 거론하면서부터다.

이날 ‘대한체육회 향후 4년 집중과제‘를 두고 이종걸 후보자가 “(수영)연맹 회장을 하면서 이기흥 후보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내용도 들었다”며, 특히 “이기흥 후보의 자녀가 대한체육회 산하 한 경기단체에 위장 취업해 비용을 사실상 횡령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기흥 후보는 “가짜 뉴스를 가지고 토론회를 하는 것이 한심하고, 이 자체가 치욕스럽다”면서 “어떻게 5선 의원까지 한 사람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그 동안 수치스럽게 살지 않았다. 대법원서 다 무죄를 받았다. IOC가 다 검증을 마친 사실이기 때문에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형사 소추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홍 후보측은 토론회가 끝난 후 “(이종걸 후보가)‘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61조(허위사실 공표죄)와 제62조(후보자 등 비방)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러나 이종걸 후보 측이 지난 11일 직계 비속을 연맹 단체 직원으로 위장 취업하게 해 급여 명목으로 공금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이기흥 후보를 경찰에 고발함에 따라, 관련 내용에 대한 조사 주체가 선관위에서 경찰로 바뀌면서 이기흥 후보도 12일 맞고발로 대응했다.

이종걸 후보측은 이기홍 후보를 고발한 내용과 관련, 제보자 신원 보호를 이유로 제보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밝혔으나, 이기흥 후보는 대한카누연맹, 대한수영연맹, 대한체육회가 각각 발급한 ‘이 후보의 직계비속이 해당 단체에 근무한 적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경찰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 체육계의 수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투표일을 5일 앞둔 현재까지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크게 얼룩짐에 따라 체육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원도 체육계 관계자는 “새로 선출되는 대한체육회장의 책임이 막중한 상황에서 난데없이 정치판에서나 보던 혼탁한 선거 분위기가 만연되고 있다”면서 “이럴수록 대한체육의 새로운 100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 학교 체육의 선순환과 체육회 재정 자립 등 숱한 과제를 해결할 후보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8일 대한체육회 대의원, 회원 종목 단체, 17개 시·도 체육회, 228개 시·군·구 체육회 임원,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2,170여명의 선거인단이 모바일 투표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원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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