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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TOKYO 2020 올림픽]“배려심 빛난 아들 자랑스럽죠”

◇조구함 선수 아버지 조병화씨.

유도 패자의 품격·감동 선사한

춘천 출신 조구함 父 조병화씨

“성장할수록 늘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했죠. 말썽 한번 없이 잘 커줘서 대견할 뿐입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급 은메달리스트 춘천 출신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의 아버지 조병화(53)씨가 지난달 31일 아들의 성장 배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구함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보다 빛났던 패자의 품격'을 보여주면서 세계 스포츠팬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에런 울프와 골든스코어(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통한의 한판패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무려 9분35초 혈투 끝 석패로 충분히 억울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달랐다. 패배를 깨끗이 인정한 그는 챔피언에 오른 울프의 손을 번쩍 들어주며 축하했다.

앞서 열렸던 준결승 무대는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상대인 세계 2위 실력자 조르지 폰세카가 경기가 시작된 지 1분도 지나지 않았던 시점에 갑자기 왼손에 쥐가 났고, 이를 눈치챈 조구함은 경기 도중임에도 기다리며 상대를 배려했다. 이후 폰세카의 쥐가 난 왼손 대신 최대한 그의 옷깃을 잡아가며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경기 종료 16초 전, 업어치기 절반승을 따낸 조구함은 경기 직후 폰세카의 품에서 눈물을 터뜨렸고, 폰세카는 그를 다독여주며 올림픽의 감동을 일깨웠다.

아버지 조태화씨는 “정말 구함이 다운 모습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선수들이 흘린 피, 땀, 눈물의 무게를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능했던 행동”이었다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먼저인 아들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SNS 계정을 통해 조구함에게 ‘매너까지 빛난 경기'라는 내용의 축전을 보내며 격려했다.

김지원기자 ji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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