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학업성취도 평가 반대만이 능사 아니다

주국영 전 성수고 교장· 이학박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가 신경호 도교육감이 추진하려는 도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며 강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강원일보 7월 22일자)는 기사 내용을 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 교육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교육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국가나 도 단위에서 실시하는 평가이다.

우선, 전교조는 아직도 교육을 진영논리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교사라면 위에 제시한 평가의 목적을 이미 알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 부활’, ‘학교 줄 세우기’, ‘학생의 인권 침해’ 등 ‘反교육’ 프레임으로 지금까지 학업성취도 검사를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최근 몇 년간 도내 학생들의 참담한 기초학력 저하를 감안 한다면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강원도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과 수학능력시험 결과는 수년 동안 전국 최하위이다. 더욱이 최근 강원대 수시모집 지역인재 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강원도 내 수험생 1,000명 이상이 매년 탈락했다는 소식은 심각성을 더 크게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지난 6월 교육부는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대응 전략을 발표하며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기초학력을 회복하기 위해 초6, 중3,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율 평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무너진 기초학력 회복을 위해 교육 공동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하며, 그 시작은 학생들의 현재 학력 수준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학업성취도 평가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학부모, 학생, 교사, 교육 전문가, 교육 단체 등 교육 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둘째, 학습 내용에 대한 문제해결력 평가 결과를 통해 부족한 부분, 영역별 점수와 평균, 보충 학습이 필요한 문항 등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무엇보다도 진단에 따른 보정이 중요하다. 진단 결과 보정이 필요한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학생 개인, 가정, 학교에서 맞춤형 학습 및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세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 소도시 및 농촌 지역의 교육 소외 지역의 경우 학생들의 수준을 높이고자 경쟁적으로 0교시 수업 등 비정상으로 진행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PISA, TIMSS, ICILS의 3가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해 그 결과를 교육정책 수립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 결과, 200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에서는 동아시아의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에 주목하고 미국 공교육의 회복을 위해 동아시아의 교육 커리큘럼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도 단순히 평가를 통한 학생 간, 학교 간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의 학업 역량을 점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강원 교육 발전이라는 목표로 미래 강원 교육을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함께 해나가길 간절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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