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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코로나 확진자는 검정고시 시험도 못보나요”

11일 초·중·고 검정고시 도내 전역서 1,173명 지원
도교육청, 코로나 확진자 시험장 춘천에만 1곳 마련
“이동수단 없는 확진자는 춘천에도 못가”포기 속출

사진=연합뉴스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코로나19에 확진돼 올해는 검정고시를 못보게 됐어요"

영동지역에 거주하는 A씨는 오는 11일 예정된 검정고시 시험을 포기했다. 시험을 사흘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됐기 때문이다. 확진자를 위한 별도의 시험장이 춘천에 마련됐지만 이동할 수 있는 승용차가 없어 사실상 시험을 보러 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에 걸려 대중교통 이용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같은 강원도라도 시·군별 이동 거리가 천차만별인데 확진자를 위한 시험장을 적어도 권역별로 만들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도교육청이 초·중·고 졸업학력 검정고시 시험을 시행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별도 시험장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교육청은 11일 '2022년도 제2회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이하 검정고시)'를 시행할 예정이다. 시험장은 총 8곳으로 춘천중(춘천지구)과 버들중(원주지구), 동명중(강릉지구), 교도소 3곳 및 소년원 1곳 등이다.

코로나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 시험장은 춘천 1곳에서만 운영된다. 시험에 응시하려는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모두 춘천으로 이동해 시험을 봐야 한다. 그러나 춘천이 아닌 다른 시·군의 확진자가 승용차가 없이 당일 오전8시30분까지 시험장에 도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감염 확산 우려로 대중교통 이용이 자유롭지 않아서다. 방역택시 등도 장거리의 경우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도교육청은 확진자를 위한 권역별 시험장 마련 등 여러 방안을 강구했으나 장소 및 인력 확보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확진자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시험장으로 사용할 학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사정이 있어 별도의 시험장을 더 많이 만들지 못했다"며 "현재 확진된 응시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정고시 시험에는 초졸 76명, 중졸 210명, 고졸 887명 등 모두 1,173명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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