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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춘천서 또 맥주가 와르르…‘본능적으로’ 뛰어간 시민 영웅들

◇춘천 만천리의 한 교차로에서 맥주트럭에 실려 있던 맥주병이 쏟아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청소에 나서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춘천 만천리의 한 사거리에서 트럭에 실린 맥주 박스가 또 쏟아지자 이번에도 시민들이 팔을 걷어 붙이고 정리에 나섰다.

12일 오전 11시30분께 춘천시 동면 만천로를 지나던 주류 운반 트럭에서 맥주 박스 수십개가 도로변에 쏟아졌다.

“와르르” 병들이 쏟아져 깨지는 소리가 나자 근처에 위치한 사무실과 침구 가게, 도자 공방 등 상가에서 목격한 시민들이 사태를 확인하고 현장으로 몰려왔다. 이들은 깨진 맥주병으로 아수라장이 된 도로를 보고는 망설임 없이 빗자루와 쓰레받기 등을 이용해 도로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속에서 코를 찌르는 맥주 냄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시간여만에 도로를 깨끗이 치워냈다. 이들 중 일부는 맨 손으로 깨진 유리병을 직접 쓰레받기에 옮겨 담기도 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선행 덕분에 근처 도로에서는 2차 사고나 교통체증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사고가 난 교차로 근처의 침구 가게 사장 김옥남(53)씨는 "손님 맞이를 준비하던 중 벼락같은 소리가 나서 문을 열고 나가보니 맥주 박스가 쏟아져 있었다"며 "해당 장면을 목격한 모두가 본능적으로 뛰어가 맥주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 병이라도 살려내고자 멀쩡한 맥주를 골라내면서 사고를 입은 트럭 기사님을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29일에도 춘천시 퇴계동의 한 교차로에서 맥주 운반 트럭에 있던 맥주 2000여개가 도로에 쏟아졌지만 시민 영웅들의 도움으로 30여분만에 도로가 깨끗이 정리돼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도로에 맥주가 쏟아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며 화물차의 철저한 적재물 관리 및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상=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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