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2보]'632㎜ 극한 호우' 경남 산청 사망자 10명으로 늘어…실종 4명·중상 2명

李대통령, 호우 피해 관련 '특별재난지역 조속 선포' 지시

◇20일 오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산청대로 구간에서 전날 발생한 호우·산사태로 토사가 쏟아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5.7.20 사진=연합뉴스
◇폭우로 인해 19일 오후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내원마을 일대에 산사태가 발생한 모습. 2025.7.19 사진=연합뉴스

나흘간 632㎜의 '극한 호우'가 쏟아진 경남 산청에서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20일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도내 인명피해는 사망 10명, 실종 4명, 중상 2명 등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 55분께 산청읍 부리마을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70대 여성 A씨를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가 발견된 장소는 전날 낮 12시 35분께 토사 유출로 주택이 무너지면서 70대 남성 B씨와 20대 여성 C씨가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곳 근처이다.

A씨와 B씨는 부부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9시 25분께 산청군 산청읍 병정리에 산사태가 발생하며 주택을 덮쳐 1명이 중상인 상태로 발견됐다.

오전 10시 46분께에는 산청읍 내리마을에서 산사태가 나 집 안에 있던 40대 등 2명이 숨지고 1명이 구조됐다.

낮 12시 36분에는 산청군 단성면에서 주택이 물에 잠겨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산청군 신안면과 신등면 등 군 곳곳에서도 실종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통신이 원할하지 않아 실종신고가 이어지고 있고 아직 현장 상황이 수습 안 된 곳도 많아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 마을에 폭우와 산사태로 일부 주택이 파손돼 있다. 2025.7.19 [독자 김규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까지 침수 우려와 산사태 위험 등으로 모두 5천255가구에서 6천848명이 대피했다.

이 가운데 2천949가구 3천681명은 귀가했지만, 2천306가구 3천167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집중호우로 강변 72개소 등 도내 각종 공공시설 총 310개소 대한 통제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내 호우 특보는 19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모두 해제됐다.

비가 그친 만큼 소방 당국은 야간에 하지 못했던 실종자 수색을 이날 오전 일찍부터 재개했다.

수색 작업과 함께 소방 당국은 총 496건으로 잠정 집계된 재산 피해 복구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재난안전 비상 대응 체계를 3단계로 격상해 유지하고 있는 도는 추가 피해 예방과 신속한 복구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4일간 산청군 시천면에 누적 강수량 798㎜를 기록하는 등 산청군 일대에 나흘간 632㎜의 극한 호우가 퍼부었다.

◇경남 산청군 지역에 폭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19일 산청 시천면 지리산 주변 도로가 토사와 큰 바위, 나뭇가지, 전신주 등으로 막혀 있다. 2025.7.1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9일 시간당 최대 100㎜에 육박하는 물폭탄에 경남 산청·합천 등 곳곳에 전기 공급이 끊긴 가운데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도로가 막혀 한전 측이 정전 복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김해·양산을 제외한 경남 16개 시·군을 관할하는 한전 경남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극한 호우로 정전 피해가 발생한 산청·합천 지역 11개소는 20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전기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한전 측은 토사 유출로 도로가 막히고, 하천 범람 등으로 복구인력이 현장에 접근할 수 없어서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정전 복구에 나섰지만, 현장에 도착할 수가 없어 현재 대기 중인 상태이다"며 "통행이 되는 대로 복구 작업을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전 경남본부는 하동·함안 등 이번 집중호우로 정전 피해를 본 다른 9개소에 대한 복구 작업을 마무리했다.

정전과 함께 산청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장애도 발생해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폭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군 한 도로에 돌과 나무 등이 쌓여 있다. 2025.7.1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최근 계속된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조속히 선포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 메시지에서 이 대통령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라는 주문과 함께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민들이 각종 세금 납부 유예 및 공공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볼 수 있으며, 지방정부 역시 재난 복구 비용 일부를 중앙 정부에서 지원받으면서 재정적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쏟아진 비로 인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에서 14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찾아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피해·사고 예방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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