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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 상류 장마철이면 수천㎥ 부유물로 몸살

지난 9일부터 내린 비로 상류서 떠내려온 나무 생활쓰레기 등 호수 덮어
방치하면 어로작업 못해 남면어촌계원들 수거작업 "매년 반복 방법 없어"

◇인제군 남면 상수내리 소양호에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 등 부유물질이 거대한 섬모양을 이룬 가운데 11일 남면어촌계 회원들이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인제=김보경기자

“거대한 쓰레기섬, 치우는 것도 연례행사입니다.”

지난 8일부터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1일 오전 인제군 남면 상수내리 소양호 상류에는 나뭇가지와 잡초, 생활쓰레기 더미가 엉겨붙으면서 거대한 쓰레기 섬이 만들어졌다.

폭우가 잠시 주춤하던 이날 오전 소양호에서 수십년간 고기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어민들은 호수 한 가운데서 그물을 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어부들의 그물은 물고기를 낚는 대신 쓰레기더미가 더 이상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두는 어망으로 쓰였다. 보트를 타고 거대한 섬으로 다가가니 간벌한 나무와 사람 키 만한 잡초를 비롯해 패트병, 과자봉지, 돗자리, 스티로폼박스, 빈캔, 낙시용품 등 피서객과 낚시객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가득했다.

둘러보는 사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까마귀떼들이 중간중간 보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물어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소양호 상류인 양구대교 인근은 장마철이나 태풍이 지나간 뒤 쓰레기 등이 포함된 부유물을 수거하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와 계약을 맺은 업체에서 고용한 사람들이 매년 이 거대한 쓰레기섬을 치운다. 올해는 남면어업계회원 등 20여명이 수거작업에 투입됐다. 쓰레기 섬이 있는 동안 어부들은 물고기를 잡지 못하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라도 쓰레기를 빨리 걷어내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쓰레기 섬으로 소양강댐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직접 치우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게 어촌계원들의 푸념이다.

20년간 소양호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이형규(68)씨는 “매년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재해”라며 “쓰레기섬을 막을 대책이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안전하게 치우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영인 어업계장은 “생활터전인 소양호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그만큼 호수를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 어업계 회원이라 부유물 수거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현재 2,000여톤 정도로 그나마 적은 편이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난이 지나갔던 2020년에는 3만여톤의 쓰레기섬이 생겼다.

임태근 소양강댐지사 대리는 “원천적으로 장마철 소양호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막을 방법은 없다” 면서 “최소화하기 위해 댐주변청결지킴이 활동을 강화하고 수시로 감시와 계도 홍보 및 수거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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