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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호등]취임 100일 김진태 도정 차별성·내실 다져야 할 때

김지원 정치부 기자

국어사전에 '백일'(百日)을 검색하면 '아이가 태어난 날로부터 백 번째 되는 날'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과거 의학이 발달하지 않아 신생아의 사망률이 높았던 시절, 새 생명이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면역력을 갖춰 무사히 100일 동안 건강하게 잘 버텨낸 것을 축하하기 위해 백일잔치를 벌이곤 했다. 백일은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고 그래서 축복이었다.

10월8일이면 민선 8기 출범 100일을 맞이한다. 12년 만에 도정 교체를 이뤄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사람 냄새나는 행정가로서 첫 발을 내딛었을까.

일단 기자의 시선에서는 김진태 지사의 100일은 떡을 돌리며 축하를 하면서도 앞으로의 도정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자유'와 '새로움'을 기조로 위대한 강원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그가 그려낼 강원도정의 방향이 적어도 삐딱선을 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현재 1조원에 육박하는 강원도의 빚을 임기동안 60% 이상 줄이는 '고강도 긴축재정' 계획을 발표하고, 10년 만에 도청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는 등 인사와 재정 혁신 카드를 빠르게 꺼내들었다. 또 기업인 출신의 경제부지사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을 임명하면서 변화도 꾀했다. 이달 중 대대적인 조직개편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취임 100일 동안 바꾸었고, 앞으로 바뀌어갈 강원도정의 모습이다. 변화의 중심에서 그가 내뱉었던 '말'의 무게를 실감하듯 틀에 박힌 장애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 뭔지 모를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솔직히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의원 시절부터 확실한 캐릭터로 쌈닭의 매운맛 아이콘이었던 김진태 지사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물론 그의 진면목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직까지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그의 잔상은 지난 7월8일 강원도청 광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렸던 취임식 현장이었다. 파란색 넥타이를 메고 강단에 선 김 지사는 "넥타이가 전부 빨간색 밖에 없어서 다른 거 고르느라 애를 먹었다"며 날이 더워 벗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도청 직원들이 점잖게 넥타이 메고 취임사를 읽으라고 했는데, 평소 제 스타일대로 한번 해보겠다"며 셔츠를 걷은 채 자유롭게 도민들과 소통했다. 솔직함과 자유로움으로 무장한 김진태스러운 연설이었다. 앞으로 순한맛이 되겠다던 그가 낯설기도 했지만 되려 친근감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왠지모를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래서 그를 응원해보고 싶어졌다.

도민들은 고작 100일 남짓한 기간이지만 김진태의 순한맛에 어느정도 적응했다. 이제는 매콤함이 가미된 특별함을 갈망하고 있다. 김진태만의 색깔이 스며든 현안 해결과 결과물을 바라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 산적한 과제가 수두룩하다. 강원도와 도내 18개 시·군의 특수성을 살려 강원특별자치도법의 부족한 내용을 채워나가야 한다.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의 연내 통과를 비롯, 반도체 공장·한국은행 본점 춘천 유치, 도청사 이전 문제까지 굵직한 정책 현안이 산적해 있다. 수능 100일을 앞둔 수험생의 마음으로 도정에 임해주길 바란다. 강원도의 백년대계를 그린다는 차원에서 김진태 지사만이 할 수 있는 차별성과 내실을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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