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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종홍칼럼]안갯속 22대 총선 승부, 설 연휴에 ‘민심’ 드러나나

-강서구 보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 정당지지율 접전

-국힘vs민주 격차, 통계적으로 우열 가릴 수 없어

-예측 어려운 표심 명절 연휴에 드러날 지 관심

-양당 오차범위 엎치락뒤치락

-국민 눈높이 어디로 향할까

내일(8일)만 지나면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전국적으로 수천만명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설 밥상머리에서 나온 민심이 새로운 정국 프레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휴가 끝나면 여야가 공히 사활을 걸고 있는 4월10일 총선이 불과 2개월 가량밖에 남지 않는 만큼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을 때만 해도 총선 승부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듯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이었다.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워낙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했기에 총선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사이 여러 가지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했다. 국민의힘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고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 등이 탈당해 신당을 창당했다.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간 논쟁은 집안 싸움으로 친문, 친명간 분열로 비쳐지고 있다. 여기에 비례대표 국회의원 배분 방식을 놓고 고심하던 민주당이 당론 결정권을 이재명 대표에게 위임하면서 사당화 논란까지 불거진 점도 민심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크게 벌어진 것 같았던 양당의 격차가 다시 좁혀지면서 접전의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는 국민의힘이 39.8%로 직전 조사(25∼26일)보다 3.2%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0.3%p 오른 45.2%로, 양당 지지도 차이는 3주 만에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조사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긍정 평가)이 29%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에선 양당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민주당이 전주와 동일한 35%, 국민의힘이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초 이후 비등한 구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국갤럽은 분석했다. 한국갤럽은 “주간 단위로 보면 진폭이 커 보일 수도 있으나, 양당 격차나 추세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최대 6%포인트) 내에서의 변동”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여론조사들도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높지만 막상 지지 정당이나 투표할 정당을 물어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 지지로 이동하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정부와 여당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 흐름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런 조사 결과들을 놓고 보면 4월 총선의 승부를 예측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민심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쏠리지 않고 팽팽한 접전 구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결국 이번 설 연휴에 갈릴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 더욱이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히는 무당파 부동층이 20%를 상회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설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양당은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릴 것이다. 총선에 패한 정당은 걷잡을 수 없는 분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여지가 많다.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로마는 공화정을 시작했다. 왕의 시대는 군사적 능력만 뛰어나면 됐지만 공화정의 정치인은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 지지율을 올리려면 유권자와의 눈높이를 맞출 줄 알아야 했다. 그동안 거대 양당 모두 민심과 눈높이를 같이하지 못했다. 민생은 외면한 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대립, 그리고 이를 둘러싼 양 진영의 갈등양상에 국민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순자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水則載舟 水則覆舟)”고 했다. 민심이 한번 움직이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설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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