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춘천에서 활동한 내암 최좌해(崔左海·1738~1799)의 미공개 초상화(본보 지난 4월10일 6면·17일 2면 보도)는 당대 최고의 궁중화원 이명기, 김홍도의 합작품으로 “18세기 강원도 춘천지역의 학맥과 학문적 분위기를 엿볼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민길홍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지난 23일 강원대 미래도서관 정강홀에서 ‘수성최씨 가문과 춘천’을 주제로 열린 제64회 한국한문고전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1789년 이명기와 김홍도의 또다른 합작-수성최씨 문중 소장 최좌해 초상’ 논문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민길홍 학예사는 “지역의 명망있는 대학자의 경우 벼슬을 하지 않았더라도 궁중화원으로부터 초상을 그려받을 수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방증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비단 장황(粧䌙)을 유지하고 있고, 초본도 전해지고 있어 함께 고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정선생유사(고려대 도서관 소장)’에 나온 기록을 통해 최좌해의 초상이 완성된 시기가 1798년 9월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초상을 그린 화가를 이명기와 김홍도로 특정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초상이 완성된 장소와 관련해 당시 이명기·김홍도가 모두 서울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고, 윤증의 초상화 작업에서 확인된 전례와 비교해 볼 때 두 거장이 춘천을 직접 방문해 작업을 진행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민 학예사는 “최좌해 초상은 조선후기 초상화를 가장 잘 그렸던 궁중화원 이명기와,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김홍도가 함께 그린 초상화의 새로운 사례로 주목된다”며 “제작연대와 주인공, 화가가 모두 밝혀져 있어 초상화 연구에 중요한 기준작으로서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좌해 초상은 2019년 춘천역사문화연구회 맥록 번역사업을 통해 존재가 확인됐고, 2020년 춘천시의회와 춘천역사문화연구회가 공동으로 추진한 춘천시향토문화유산총람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