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별세한 강릉 출신 최각규 전 강원도지사는 고시출신으로 장·차관에 이어 산업 현장에서 경영능력을 쌓은데다 정당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소위 문무를 두루 갖춘 인물이다. 특히 민선 1기 강원도지사로서 앞서 관선 지사들과는 다른 역량을 선보이며 지방자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 민관 경험 탁월=1933년 강릉에서 태어난 최 전 지사는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제7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 세관국장과 농수산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1977년부터 1979년까지 상공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이후 현대양행 사장, 한국비료 회장을 지냈고 한양화학 사장 시절 한국화약그룹에 매각되자 한양화학지주와 한국다우케미칼과의 합병을 주도하기도 했다. 경인에너지 사장, 대한석유협회회장을 맡는 등 경영인으로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 정치적 성공=최 전 지사는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민주공화당 후보로 강릉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곧바로 신민주공화당 사무총장을 지내다 1990년 3당 합당 후 민주자유당 정책위 의장을 지냈다. 특히 1991년부터 1993년까지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당시 노태우 정권 후반기 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앞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은 이는 조순 전 부총리였다. 2년 전 작고한 조순 전 부총리와 최 전 지사는 같은 강릉 출신이고 나란히 경제부총리까지 올랐지만 이후 정치적 라이벌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 첫 민선 강원도지사=최 전 지사는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민련 후보로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이듬해 자민련을 탈당, 신한국당에 입당했지만 3년의 임기 동안 민선 강원도정을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취임 초기 '최틀러'라는 애칭이 나올 정도로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관선 시대 도지사가 생각지 못했던 주요 사업을 성공시켰다. 특히 폐광지역개발지원특별법 제정과 강원국제관광엑스포 등은 경제부총리 경험을 바탕으로 이끌어 낸 성과다. 폐특법은 현재 폐광지역 개발의 바탕이 됐고 강원국제관광엑스포 경험은 이후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의 발판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