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성동(강릉) 국회의원과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을 향한 압수수색에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권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 18일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이 각각 두 의원의 국회·지역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결백을 호소했고, 국민의힘은 "망신주기식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민주당은 "도민의 수치"라며 "떳떳하게 수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18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국회의원회관 내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말 어이가 없다"며 "저는 결백하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건진법사나 통일교 관계자와의 금품수수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관여하거나 개입한 바 없다"며 "통일교 측으로부터 어떠한 자금도 수수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특검이 정치적 목적으로 야당 탄압을 위해 사무실뿐 아니라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건 전형적인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철규 의원도 2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채상병과 관련해서 어떤 부탁을 받은 적도 없고, 누구에게 부탁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동해집, 국회 산자중기위원장실, 의원회관 사무실, 동해 사무실 다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숨길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수사에는 다 협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온 사방 엮어서 오물을 뒤집으려고 하는 정치특검"이라고 반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입문 과정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친윤 핵심으로 분류됐던 두 의원을 향한 압수수색에 여야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정치보복"이라며 "이재명 정권은 칼날을 당장 거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당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 취임 한 달여 만에 한다는 일이 고작 치졸한 정치보복"이라면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눈엣가시로 규정하고, 정치적 상대의 망신주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 무차별적 압수수색이라며 항의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 강원도당은 '윤핵관 권성동·이철규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강원도민의 수치'라는 논평을 냈다. 도당은 "국회의원이 민생은 내팽개치고, 불법계엄과 내란을 동조한 것도 천인공노할 노릇인데, 금품 수수를 위한 통로가 되고,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자의 구명 로비 통로가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실은 153만 도민에게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도당은 "법망을 피해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궁리하지 말고, 떳떳하게 수사에 응해 결백을 증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