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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춘천역에서 발견된 의문의 태블릿…마약사범 48명 검거 ‘나비효과’

역무원이 춘천역에서 우연히 분실한 태블릿PC 습득
소유자 확인과정에서 마약 범죄내용 파악 경찰 신고
한국인 20대 2명 영국런던에서 마약류 밀반입 확인
던지기수법과 마약은닉 좌표 전달 비대면 방식 유통
네델란드인 2명 인분 모양 포장 항문에 은닉해 반입

◇밀반입 마약 유통 흐름도 및 유통망.

30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45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반입한 일당들을 소탕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역무원이 습득한 태블릿PC에서 시작됐다. 춘천역에서 근무하는 역무원이 태블릿에서 마약 밀반입 범죄 정황을 경찰에 신고하며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역무원이 우연히 주운 ‘춘천역 태블릿PC’=2024년 9월7일 춘천역에서 근무하는 한 역무원은 태블릿PC를 습득했다. 이 역무원은 소유자를 찾기 위해 태블릿PC에 열려 있던 메신저를 확인했고 이 곳에 마약, 사채, 불법도박 등에 관련된 내용이 수두룩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대화에 있는 ‘마약류 유통’ 내용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PC 주인을 A(27)씨로 특정, 공범 B(27)씨와 함께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온라인에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우연히 알게 됐고 A씨가 지난해 8월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며칠 동안 유럽에 가서 약을 가져오는 일을 해주면 수고비로 400만원을 주고, 숙박비와 항공료 등 경비도 모두 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함께 범행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먼저 2024년 9월1일 1억9,500만원 상당의 케타민 6㎏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고 이어 9월7일에는 A씨와 B씨가 함께 런던에서 3억9,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밀반입하기도 했다.

◇마약류 비대면 유통 일명 ‘좌표’.

■항문에 은닉해 밀수…‘좌표’ 이용 비대면 유통=경찰은 A씨와 B씨를 검거한 뒤에도 마약류가 강남 클럽에서 계속 유통되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범위를 넓혔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밀반입책, 국내 총책, 운반책, 판매책 등 점조직 형태로 구성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마약류를 서울·경기지역 원룸이나 야산 등에 던지기 수법으로 숨겨 놓으면 국내 운반책 등이 이를 수거해 소분 및 재포장해 다른 지역의 야산 또는 주택가 단자함 등을 통해 유통했다. 일명 ‘좌표’로 불리는 마약 은닉장소를 사진 촬영해 투약자들에게 전달하는 비대면 판매 방식을 이용했다. 올해 9월에는 프랑스에서 마약류를 국내 밀반입 시도한 네델란드 국적 남녀 2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이들 남녀는 공항과 세관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2.4㎏에 달하는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인분 모양으로 포장해 항문에 은닉해서 밀수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마약류 유통 거점화로 삼고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 공급·유통망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영국·프랑스에서 밀반입한 마약류. 강원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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