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저지른 20대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도중 법정 구속되자 판사를 향해 욕설을 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양진수 부장판사)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법정모욕 혐의로 기소된 A(23)씨의 항소심에서 각각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과 징역 4개월을 내린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당초 금융사기 혐의로만 기소됐으나 판결 도중 법정에서 욕을 해 항소심에서는 이 둘을 합쳐 재판받았다.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일하면서 2024년 7∼8월 피해자 5명으로부터 7천9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5월 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법정에 섰다.
당시 재판부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면서 "누구에게 구속 사실을 통지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피고인은 이 상황에서 영어의 몸이 된 현실을 받아들이며 부모나 배우자, 형제, 자녀 등 가족의 이름을 말한다.
하지만 A씨는 "내가 뭘 했다고 징역 1년 8개월인데…그따위로 살지 말라"면서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법정 경위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판부를 향해 "죽어라"라고 하는 등 1분 넘게 욕설을 이어갔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두 가지 혐의를 병합해 판결하면서 "금융사기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방대한 피해를 지속해서 양산한다"며 "피고인이 이 범행을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범죄의 완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므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정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게다가 피고인은 1심에서 법정 구속되자 큰소리로 욕설하는 행위를 반복했으므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러한 범죄는 법원의 공정한 재판 기능을 해치기 때문에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