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지금 인재 유출과 학력 격차라는 두 가지의 큰 과제 앞에 서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지역 간 교육 자원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육 현실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공교육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욕구는 높지만, 현실적으로 공교육만으로는 급변하는 학습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는 어렵다. 이제 강원도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공교육과 학원교육의 역할을 다시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공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인성과 기초 학력을 다지는 중심축의 역할을 맡아야 하는 반면, 학원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목표에 맞춘 맞춤형 학습을 통해 잠재된 능력과 소질을 발굴·계발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학원교육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공교육의 보완재이자 지역 학생들의 학습 기회를 넓히는 교육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와 학원이 협력해 방과 후 프로그램, 진로 체험, 예체능 강좌 등을 함께 운영하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K-콘텐츠 강국이자 IT 인재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공교육과 학원교육이 각자의 영역에서 충실히 인재를 키워낸 결과가 아니던가.
우리 강원도는 많이 늦고 있다. 공교육과 학원교육이 협력 상생하여 청소년 문화제와 각종 경진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잠재력을 키워주며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가늠해 보는 기회가 확대 실시되어야 한다.
이미 타 시·도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다양한 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강원 교육은 아직 고정적이고 수동적이며 폐쇄적이라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제라도 학생들이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공교육과 도내 3,200여개의 학원교육이 협력해 지역인재를 발굴하고, 이를 지역 발전으로 연결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도내 학원계는 대부분 제도권 안에서 성실히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지원청의 지도점검과 도교육청에서 위촉된 학원자율정화위원들의 활동을 통해 건전한 학원교육 문화를 확립해 가고 있다. 그러나 제도권 밖에서 운영되는 불법 개인과외 등 비정제된 사교육은 학원교육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사교육비 29조2,000억원 중 고액 기숙형 학원, 음성적 개인과외, 불법 고액과외, 온라인 사교육 카르텔 등을 제외하면 일반 학원의 수강료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학원교육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하며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몰리는 현실은 심히 안타깝다. 이러한 비정제된 사교육과 불법 운영 학원은 행정기관의 철저한 단속과 함께 학원계 스스로의 건전한 자정 노력이 병행되어 학원교육의 신뢰가 회복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일 때 학생 중심의 강원 교육이 바로 설 것이다.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 기회에 있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경쟁’이 아닌 ‘협력’이다. 공교육과 학원교육이 상생하며 학생 중심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강원도 인재 유출의 악순환을 끊고 미래로 향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공교육과 학원교육이 함께 만들어갈 강원도의 교육 생태계가 우리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힘이 되길 기대한다.

